청춘 로맨스를 품은 반전 미스터리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그때 어른이 되지 못한 너만이 지금도 여전히 '오른쪽에서 두 번째'로 빛나는 그 여름에 갇혀 있다."
기리는 아마네의 동생이라 말하는 유키네를 만나고, 유키네는 타임리프를 통해 언니를 구해달라 말한다.
"유키네는 어째서 내게 아마네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걸까. 어째서 나를 과거로 보낸 걸까. 그 녀석의 정체는 뭘까? 목적은 뭐지?"
기리는 자신이 천식약을 미리 챙겨먹지 못해 아마네가 죽었다며, 자신이 죽인거라며 자책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천식약을 미리 챙겨먹어도 아마네는 여전히 죽음을 당한다. 누군가에게.
심지어 아마네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미래가 바뀌고 살해당한다.
p.160 ."단 한 번의 선택에 미래의 결과가 크게 바뀌어요. 그 선택이 누군가를 미래로 이끌 수도, 누군가의 미래를 파괴할 수 있어요. 이건 당신이 선택한 미래고, 당신이 만든 결말이에요."
아무도 죽지 않는 미래를 위한 타임리프.
피터팬 속 네버랜드의 위치는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별.
이들의 우정이 담긴, 운명이 바뀐 네버랜드.
그러면 오른쪽에서 두 번째 웬디는 누구이고, 팅커벨은 누구일까.
아마네를 죽인 범인은 금방 누군지 알았다. 추리물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보통 이런애가 범인이야. 라고 느껴지는 그 사람.
하지만 범인찾기가 이 소설의 전부일까.
'나'는 타임리프를 통해 과거를 바꾸고, 미래를 바꾸지만.
과거를 바꿔서 미래를 바꾼다고해서 그게 정말 없던 일이 되는걸까.
그 아이가 사람을 죽인 일이 없어진 일이 되었다고해도 현재에서 없어진 것일뿐, 내 안에는 그 일이 남아있는데. 그게 정말 없던 일이 되는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이 소설의 유일한 장벽은 하나다.
라노벨을 번역한듯한 말투. 라노벨이 느껴지는 그 말투와 상황으로 몇번이고 잠시 책을 엎어두고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야했다.
그럼에도. 청춘물로. 무언가가 마음속에 잔잔하게 남는다.
책의 마지막 말이 자꾸 생각난다.
"서둘러 어른이 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피터팬은 이제 도망치지 않아, 어린아이였던 소년, 소녀는 언젠가 모두 어른이 되어 간다. (...) 병의 잔해는 요정의 가루. 네버랜드는 아이들의 별.
그때 '어른이 되겠다'고 결심한 나만이 지금도 여전히 '오른쪽에서 두 번째'로 빛나는 그 여름 일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