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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
  • 한 뼘의 계절에서 배운 것
  • 가랑비메이커
  • 13,500원 (10%750)
  • 2022-10-31
  • : 412



봄에게는 언제쯤 패딩을 벗을지 눈치싸움하는 법을 배우고,

여름에게는 나의 체력과 인내심의 한계를,

가을에게는 시간의 소중함,

겨울에게는 건조함을 배웠다.

 

이런 단순함은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계절에게서 정말 저것밖에 배운 것이 없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일매일 출퇴근길을 걸으며 느끼는 계절과 집안에서 느끼는 계절.

그 모든 계절들에게 받은 것들은 사실 더 있을 것이다.

내가 그걸 표현할 능력이 없을 뿐이다.

 

p.87) 함께 웃고 울고 떠들던 여덟 번의 여름은 선명한데 마지막 메일과 문자를 나누었던 아홉 번째 여름은 희미하다. 마치 누군가 필름을 뚝 자른 것처럼 맺음 없이 남겨진 마지막 여름 끝에는 옅은 감정만이 잔부스러기처럼 남겨져 있다.

 

여름, 가을, 겨울, 봄,

몇년동안의 숨기고싶었던 생활은 나의 계절의 시작을 여름으로 바꿔놓았다.

 

변덕스러운 계절이 가난한 예술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감이 되어주었다면,

나에게는 무엇이 되어줄까.

계절이라는 축복 아래 무언가 더 받은 것이 없는지 고민하는 마음과 그대로 흘려보내는 마음,

어떤 것이 더 슬픈 마음인지 생각해본다.

어떤 것이 더 슬픈지는 오래도록 생각해보아도 답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래도 마음에 담은 그 어느 계절이 나에게도 존재한다는 것.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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