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르는 버스》로 뉴베리 상과 칼데콧 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의
신작 《패치워크》를 읽어보았어요.
그림은 《아름다운 실수》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작가 코리나 루이켄이 그렸다고 해요.
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파랑'이었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파랑만 떠올라요.
아이는 자라납니다.
그 아이는 여전히 파랑일까요?
아니요.
그 아이는 이제 분홍으로 물들어갑니다.
그리고 또 언젠가 그 작은 몸집은 갈색으로 물들고
보라로도 물들 거예요.
또 노을빛으로 물들기도 하고 푸르스름한 초록으로 물들기도 하겠지요.
이 아이는 이제 무슨 색깔일까요?
네 맞아요.
이 아이는 한 가지 색으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요.
내 안의 많은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깔을 빚기도 하고
어느 때는 분노와도 같은 빨강으로
불타오르는 날도 있겠지요.
또 언젠가는
잔잔한 파도가 햇살을 받은 것처럼 은빛으로 물결치기도 할 겁니다.
(앗, 갑자기 엘리멘탈이 떠오르네요. ^^; )
우리 안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겨 있어요.
그 안에 있는 색깔을 아름답게 물들이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어떤 때는 다른 색깔의 내가 어색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것도 나인 걸요.
어쩌면 그게 나의 진짜 색이었는데 잠시 가려져 있었던 것일 뿐인 지도 몰라요.
자신 안의 수많은 색깔....
그 색깔이 모두 잘 어우러져 아름답게 물들면 정말 좋겠어요.
그런데 그러다 한 가지 색깔로만 보이고 싶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요, 그것도 나이니까요.
그렇게 저마다의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아이들
수많은 색을 품고 있는 아이들이
더 많은 행복한 꿈을 꾸며 아무 색으로나 물들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한 사회를 이루듯
나 또한 다양한 경험과 생각, 꿈들이 모여 내가 되었군요.
음, 근데 어쩌면 좀 더 다양하고 색다른 내가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처음에는 패치워크라는 말이 약간은 생소했어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궁금했지요.
책을 읽고 나니 아름다운 색으로 이어 붙인 조각보가 생각납니다.
어쩌면 자투리 천을 모아 만든 보잘것없는 보자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각보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색색의 다양한 무늬를 지닌 조각보.
그 하나하나가 다 예쁘니까요.
*나와 우리, 그리고 누군가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 해주는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