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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는 2부작으로 되어있고, 1부만 읽은 상태입니다. 즐겨보는 드라마의 다음 전개가 기다려지는 것처럼 2부의 전개가 너무나 궁금합니다.
예측 불가. 종잡을 수 없는 전개라기보다는 한 야경꾼과 특별한 능력이 있는 아이의 접점이 전혀 없기에 어떻게 이어질지가 자못 궁금하게 만듭니다. 1부의 1/10이 야경꾼이고 대부분은 12살의 소년이 어느 시설에 3주간 감금되어 이상한 실험과 테스트를 받는 상황입니다.
도입부에서 사연을 가진 전직 경찰관이 남부의 소도시에서 야경꾼으로 일하는 모습을 그려 놓았기에, 북부의 시설에 갇혀 있는 소년과의 접점이 무얼까 계속 생각하게 하며 몰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은 궁금해하는 독자의 마음을 느긋한 마음으로 즐기며, 1부의 마지막 장에야 희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청난 사건들도 경첩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로 방향이 바뀔 때가 있다.”를 언급하며..
정부 기관인지 또는 사설 기관인지 알 수 없는, 메인주의 삼림 속에서 있는 시설에 아이들이 갇혀 있습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하여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특별하다는 것을 짐작하며 읽고는 있지만, 스티븐 킹은 쉽게 활자로 그것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도 적고 최대한 자제하며 그저 사소한 재능처럼 보이기도 하고 평범한 아이들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아주 천천히 길고 긴 호흡으로 이야기 속에 녹아들다 보면, 접시를 움직인다거나 텔레파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문득 그것을 믿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킹은 아이들의 특별함을 강조하지 않았고 나를 그저 그의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미스터리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능력은 정말 킹입니다.
주인공 루크가 시설에서 탈출을 시도하려는 장면이 가장 압권이었습니다.
3주간 시설 내에서의 생활을 전개하면서 천천히 몰입하게 만들더니 누구나 예측하는 탈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진부하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이나 특별한 상황묘사 없이도 긴장감이 전달됩니다. 철조망 아래에서의 상황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할 수 있는 스토리이고 상황인데, 스티븐 킹의 이야기이기에 뭔가 달랐습니다. 스테판 커리의 3점 슛이 특별하듯이, 프로 이야기꾼은 아름다운 슈팅 궤적을 넋 놓고 바라보며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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