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잔 도입부 줄거리
독자들에게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진구는 여자친구 해미와 헤어졌다. 헤어지자는 무심한 말과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캐나다 벤쿠버의 연락처와 함께.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보내주었다. 그러나 빈자리는 의외로 컷다. 추억이 깃든 왕십리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인하대학교 뒤편 원룸을 구하고는 게으름을 즐겼다. 게으름은 외로움이었고 원룸 인근 바에 들러 혼자 맥주를 마시는 것이 일과가 되어 버렸다.
어느 날 바의 옆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묘한 말을 하며 접근한다. “재밌지 않습니까? 우리가 모르는 사람인데, 그건 알고 있단 게. 그럼 우린 아는 사람인가요?” 그리곤 이상한 제안을 한다. “저 여자를 유혹해 주십시오.” 착수금 이백에 성공한다면 천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이유는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여자에 대한 복수를 돈으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진구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늘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런 일이 이래서야.. 하며 말을 얼버무리지만, 무엇보다 우선인 돈이 걸려있었다. 더욱이 해미의 부재가 이상한 게임의 제안에 손을 잡게 했을 수도 있다.
진구는 몰랐다. 이 제안이 일생일대의 위험으로 몰고 가는 덫이었다는 사실을...
해미와 이별은 [모래바람]에서의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도입부에서 여자를 유혹하며 돈을 제안하는 것은 [순서의 문제]에서 첫 번째 단편인 ‘순서의 문제’의 시작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후기
추리소설의 신간을 후기로 쓰는 것에 부담이 있습니다.
작은 스포일러로 앞으로 읽을 분들의 희열과 쾌감에 방해가 될 것 같은 걱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왠지 독자의 흥미와 작가의 노력을 반감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은 흰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읽는 이의 재미를 극대화한다고 경험상으로 믿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출간이 조금 지난 작품들은 그나마 부담이 덜합니다. 입소문이 나기도 했고 후기로 흥미를 일으켜 새로운 독자를 만드는 게 작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뭐 후기를 읽고 재미가 느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괜찮아 보여, 마음껏 그리고 생각나는 데로 술술 적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더욱이 이번 도진기 작가의 진구시리즈는 실로 오랜만의 신간이기에 기대하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 그 전개와 내용이 흥분하게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입부 줄거리는 책의 극히 일부분만을 요약해 두었습니다. 도진기 월드의 팬이라면 분명 흥분을 느낄 것입니다.
도작가의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지 않고 어디서부터 읽어도 상관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빠지게 되면 다 읽게 되겠지만. 세 개의 잔은 그렇지않습니다. 진구시리즈를 모두 읽고 가능하다면 고진시리즈까지 모두 읽고 책장을 넘긴다면 그 깊이가 배가 될 것입니다. 또 앞으로 전개될 시리즈(예측하면 고진시리즈)와 연계가 됩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참에 도진기 추리소설의 세계관에 한 번 빠져 보시 길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