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님의 서재
  • 사일구
  • 윤태호
  • 14,400원 (10%800)
  • 2020-04-03
  • : 1,358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던 민주화 운동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02년 국회에서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의해 설립된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법령을 살펴보니, 민주화운동이란 ‘2·28대구민주화운동’ ‘3.8대전민주의거’ ‘3.15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6·10항쟁’ 등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활동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세월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또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한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 만화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화라는 형식뿐만 아니라 작가들 각자의 방식과 시선으로 본 민주화 운동 이야기라고 합니다.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네 사람이 참여하였고, 김홍모 작가는 ‘제주 4·3’을 그리기 위해 제주도로 이사했고, 윤태호 작가는 실제로 ‘4·19혁명’을 겪은 장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업하였고, 마영신 작가는 가장 젊은 시선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그렸고, 유승하 작가는 갓 스물 ‘6·10 민주항쟁’ 현장을 뛰어다녔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책의 서두에 밝히고 있습니다.

 

윤태호 만화가

대표작 ‘야후’ ‘이끼’ ‘미생’ ‘내부자들’ ‘인천상륙작전’ ‘파인’ ‘오리진’ 등이 있습니다. 이번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에서 4·19를 직접 겪은 장인의 이야기를 토래도 작업한 [사일구]를 내놓았습니다. 단순 재미와 흥미를 선사하기보다는 그 속에 이야기와 감동이 있는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사일구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화 사일구

극우단체를 지지하는 1936년생의 할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화자로 나타나 과거를 회상하면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고백합니다.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십 대 초반에 해방과 한국전쟁을 경험하였습니다.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부상을 입은 뒤 오직 공부에만 매진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4·19혁명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혹독한 경험을 하며, 자유나 권리보다는 생존을 우선으로 보았습니다. 군중과의 거리 두기를 합니다. 어떤 일로 인해 군중에 뛰어들기는 하지만 이들과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윤태호 작가는 아마도 한 사건에서도 수많은 다른 시선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알던 4.19, 젊은 층이 잘 모르는 4.19를 역사적 사실만을 보여주려는 책이 아닙니다. 마산상고 기주열군의 처참한 시신, 고려대생들이 정치깡패에 습격당하는 사건, 한성여중 2학년 진영숙의 편지 등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윤태호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할아버지의 사일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후미의 작품해설을 읽어 보면 할아버지의 고백은 부끄러움이라고 해석하고 있기도 합니다. 억압받고 살아왔던 할아버지로서는 자유와 민주화의 억압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마지막으로 고백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사일구

고등학교 시절 현대사는 언제나 건너뛰는 부분이었습니다. 4.19와 5.18이 혼돈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근대사 자체에 무지했기도 합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기도 합니다. 대학교에 갔습니다. 신입생이라 집회에 강제로 참석했습니다. 기념하는 깃발들과 행사를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4.19가 뭔지 설명해 주는 선배도 없었고 물어봐도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후로 참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신경은 그쪽에 없습니다. 방송에서 조금 나오기도 하는데 그걸 보겠습니까. 그나마 얼마 전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 현대사’와 같은 책을 읽어 보아서 이제는 조금 알고 있긴 합니다.

 

물론 고등학교 시절 때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4.19를 포함한 한국현대사를 올바르게 가르쳐 왔다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이번 프로젝트로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학생들의 사일구

역사적 사실 부분은 배제하고, 저는 중학생, 고등학생이 어떻게 해서 자유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뛰어나갔는지를 살펴보는 시도가 있었으면 합니다. 어떤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서 2.28 학생의거를 거쳐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사실적인 부분이 아니라, 그들의 어떤 의식이 가슴을 적시고 머리를 움직였을까요. 지금도 자유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뛰어나가는 학생들이 있을까요. 자유와 민주화 속에서 살다보니 그럴 상황은 없기 때문일까요. 혹시 만들어내지 못하는 교육을 했던 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만화 사일구의 할아버지의 고백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을 억압받다 해방되었을 때 얻게 되는 것들이 너무 당연하다보니 새삼스레 느끼기 어려웠던 거지. 공기, 바람, 물, 자유처럼.”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지금은 너무나 당연게 느끼는 자유와 민주화가 억압받을리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공기, 바람, 물, 자유처럼..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