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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댁의 서재
  • 마흔에 읽는 하이데거
  • 한상연
  • 15,120원 (10%840)
  • 2026-07-01
  • : 680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는 후설의 현상학과 칸트의 영향을 받은 실존주의 철학자다. 한나 아렌트와 연인관계였지만, 나치에 동조하였다.

저자는 가천대 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다. 하이데거와 슬라이어마하로 철학박사를 받았다. 이 책은 하이데거의 저서 <존재와 시간>(1927)을 바탕으로 그의 사상을 20개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하이데거는 현상 뒤에 본질이 숨어 있다고 믿는 서양철학에 반박하고, 진실은 현실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꽃의 아름다움은 보이는 모습, 향기, 색깔에 있는 것이지 다른 숨겨진 본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간이 태어나는 데에는 목적이나 소명이 있다고 믿는 기독교 사상을 반박한다.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일 뿐이고, 인생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지 어떤 목적이나 달성할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쓸모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고유하다.

마흔은 '인생의 정오'와 같아서 전반을 열심히 살아왔던 어렵게 버텨왔든 인생의 전환점과 같다. 전반을 타인의 인정과 사회의 고정관념에 맞추어 살았다면, 이후에는 자기자신을 살펴보라고 말한다. 인생은 하나의 노래와 같아서 시작과 끝이 있고 노래 자체를 즐기면 된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즐기라한다.

읽다보면,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의 행동이 서서히 이해된다. 안정적인 직장과 가족을 버리고 어느날 갑자기 메모도 없이 사라진 그는 세상을 떠돌다 타히티로 가서 그림을 그리다죽는다. 자신이 원치 않는 삶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타인의 평가받는 자신의 삶을 각성하고 하이데거의 생각대로 '나답게'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인물이라는 편견이 벗겨지고 그의 행동이 이해된다.

김수영 시인이 사랑한 철학자가 하이데거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수영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일어판을 무덤에 함께 넣어줄 정도로 하이데거를 사랑했다. 그의 시 '풀'은 거대 권력의 획일화에 거부하는 민중의 고유함이고, 그 풀을 흔드는 바람은 일반적으로 독재권력이라고 해석하지만, 저자는 삶과 존재의 무상함과 고유함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또한, 하이데거가 초기에 나치에 동조한 것은 미국 자본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의 거대한 폭력성을 나치즘이 막아내고 인간 존재의 고유성을 해복해 줄지도 모른다는 착각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끝까지 반성의 표현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여러번 읽어야 한다. 용어도 이해해야하고, 기존 상식을 깨는 하이데거의 논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존재, 현존재, 현상, 기분, 전회, 테크네, 고유함과 같은 하이데거의 사상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경쟁과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 애쓰는 이에게 위로를 주고, 어떻게 살아야할 지 방향을 일러주는 책이다. 마흔이 아니더라도, 어느 나이에도, 일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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