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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댁의 서재
  • 불멸의 설계자들
  • 알렉스 크로토스키
  • 19,800원 (10%1,100)
  • 2026-06-05
  • : 3,175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기술을 사랑하고 기술전문가들도 사랑한다. 그러나 내 일은 그들의 실현불가능한 약속을 지적하고, 그들의 놀라운 발명품이 늘 우리를 돕지만은 않으며 오히려 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8-9)."

저자는 글로벌 방송인이자 작가이자 학자다. 기술과 사회과학을 다루는 시리즈를 집필하고 라디오와 TV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불멸을 설계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실리콘밸리의 테크 억만장자들이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샘 올트먼과 같은 사람들은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기술 낙관주의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곳은 영생 사업이다. 이들에게 노화는 질병이며, 치료되어야 할 대상이다. 병에 걸리고, 살이 처지고, 늙는 것은 모두 잘못된 것이다. 인간의 몸은 기계와 같아서 고장나거나 노화가 되면 고쳐서 다시 새 것처럼 쓸 수 있다고 믿는다.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데도 못 하게 막는다면, 그것은 살인이라고 주장한다. 불멸주의자들은 AI가 영생을 주리라 믿는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이자, 하루 수백 알의 영양제를 먹는 '레이 커즈와일'은 사상가이자 기술자이고, 아들의 피를 수혈받고, 블루프린트 프로젝트로 10대의 몸을 영원히 유지하려는 '브라이언 존슨'은 바이어 해커다. 급진적 불멸주의자인 '오브리 드 그레이'는 1,000세까지 살 인류가 이미 태어났다고 주장하고,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피터 틸'은 FDA 승인 없이도 노화치료제를 맞을 수 있는 도시 프로스페라의 설립에 투자하는 테크 억만장자다. 이들이 오래 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수한 두뇌에 억만장자인 이들은 100세만 사는 것이 아쉽다. 또한 큰 돈을 벌게해줄 치료법에 초기 투자하는 기회도 노리고 있다.

과학자와 테크억만장자와 이를 이용하는 사이비 종교까지, 미국의 불멸주의에 대한 유행은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 이상 육체가 버티지 못하면, 슈퍼컴퓨터, 로봇대리인, 인간 복제체와 같은 비생물체로 이전될 수 있다는 생각은 노화방지를 위한 노력에 비하면 상상이상으로 과감하다. 테크억만장자들은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부류가 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

불멸주의자들은 영생을 믿는 사람들이다. 영화 <죽지 않는 여자>(1992)의 두 여자 주인공이 불멸의 약을 마시고 죽지 않는다. 계단에서 굴러 목이 돌아가도, 총을 맞아 몸 가운데 큰 구멍이 생겨도 불사한다. 그녀들이 사랑한 남자는 불멸의 약을 거부하고 죽는다.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하는 영화다. 죽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찬 미래는 두렵다. 미래는 미래의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책에는 수많은 인물들과 연구소들이 등장한다.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각자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모이거나,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도록 연대하고 있음에도 결과는 미진하다. 생화학자들은 기술밖에 모르는 자들의 실속없는 연구라 비판한다. 실제로 구글의 '칼리코'는 노화연구에 초기 투자금 15억 달러를 들였으나, 6년간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FDA는 지금까지 노화치료 약물을 승인한 적이 없다. 죽음에 대항하는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의 열정과 자금과 노력을 환경문제나 빈부차와 같은 현안에 돌리면 좀더 현명하지 않을까.

이 책은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성이 담겨있다. 불로장생을 욕심냈던 진시황과 유럽의 황제들과 교황들의 뒤를 이어 실리콘밸리 테크억만장자들을 줄세운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깔끔한 문장력과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모순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비판하는 자세 역시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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