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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댁의 서재
  • 첫눈, 고백
  • 기 드 모파상
  • 19,000
  • 2025-12-18
  • : 100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기 드 모파상(1850-1893)은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소설가이다. 이 책에 수록된 <목걸이>, <오를라>, <보석> 등을 포함해 300편이 넘는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에세이, 기행문, 희곡을 남겼다. 말년에 매독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져 자살을 시도하였다가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 4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러시아의 안톤 체호프와 더불어 단편소설의 시조로 불린다.

책에는 총 1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보석, 목걸이, 첫눈, 봄에, 달빛, 소풍, 고백, 텔리에의 집, 미친 여자, 크리스마스이브의 밤, 시몽의 아빠, 쥘 삼촌, 들에서, 오를라이다. 저자는 작품에서 사랑을 이야기한다.

단편인데도 배경 묘사와 인물의 심리와 이야기의 반전이 촘촘하다. <첫눈>의 도입부는 크루아제트 거리를 아주 상세하게 묘사하는데 그 따스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선하다. 반면에 등장하는 여인은 병에 걸려 내년을 기약할수 없는 지경이지만, 이 곳에 있음에 행복해한다. 사실 이 여인은 남편이 있는 노르망디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병이 낫지 않도록 애쓰는 중이다. 노르망디 출신 남편은 남쪽 파리에서 온 아내의 추위와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난방기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아내에게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들어주지 않는다. 아내는 고의로 감기에 걸리지만 폐렴이 되고, 의사의 진단대로 난방기는 물론이고 남쪽으로 요양까지 온 상황이다. 둘의 심리전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의 편지다. 아내를 그리며 돌아오라는 내용이어야할 편지에는 첫눈이 올 듯한데도 '망할 난방기를 켤 생각이 전혀 없다는' 어리석은 남편의 글이 아내의 기침을 돋구며 끝난다. 아내를 힘들게 한 것은 추위보다 남편의 몰이해와 고집불통이지 않았을까. 그에게 이해와 배려라는 미덕은 없다.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주면 좋았을 텐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들도 있는데, <텔리에의 집>과 <시몽의 아빠>이다. <텔리에의 집>은 비록 매춘부들이지만 마담의 조카 영성체에 참여하며 아이에게 넘치는 모성애를 보여준다. 사실 마담이 경영하는 술집을 하루만 쉬어도 그 곳 단골들은 이유없이 화를내고 서로 싸움을 걸지만, 일행이 돌아오자 다시 화기애애함과 사랑이 넘친다. 6명의 여자들은 사실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들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존재가 아닐까. <시몽의 아빠>에서 아빠가 없다는 놀림을 받고 자살하려던 어린 시몽은 자신을 구해준 대장장이 아저씨 필립에게 아빠가 되어 달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필립은 시몽의 아름다운 엄마와 진짜 결혼을 한다. 외로운 아이를 보듬는 필립의 따뜻한 마음이 훈훈하다.

마지막에 수록된 <오를라>는 앞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적고 있다. '오를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화자 몰래 자기의 물을 마시고, 사물을 옮기고, 자신을 감시한다. 마치 최면당해 명령받은 대로 행동하는 사촌처럼 화자는 오를라에게 지배당한다. 화자는 매일 이 보이지 않는 존재인 오를라의 정체를 밝히고 거기서 벗어나려 한다. 오를라를 없애는 방법은 그를 가두고 불을 지르는 것이다. 아니면 자신이 죽는 것이다. 정신병자의 일기처럼 매일 관찰 일기를 쓴 형태가 더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아마도 저자가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쓴 작품이 아닐까한다. 상세한 작품해설이 있었다면 좋았겠다.

모파상의 작품은 간결한 문체가 가독력을 높이고 글이 단정하다는 느낌을 준다. 단편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간결한 묘사와 군더더기 없는 사건의 진행이 깔끔하고 스피디하다. 또한, 인물간에 서로를 대하는 행동 아래 숨겨진 심리가 예리하게 잘 전달된다. 당시 사회상도 알 수 있는데, 부유한 귀족과 비참하게 사는 가난한 농부의 삶이 극명하고, 남들 눈에는 평범한 결혼 생활이지만,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갈등 요소와 이해부족이 있는지 보여준다. 이야기마다 뼈가 있는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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