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인류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 벤진 리드는 철학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지를 IT기술과 연결하여 연구한다. 이 책은 그의 '자이언트톡(위대한 대화) 프로젝트'의 결과인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중 하나이다.
기원전 발생한 힌두교와 예수, 무함마드와 같은 종교적 성인부터 동서양의 사상가와 철학자들 57인의 사유를 정리한다. 인간과 AI가 함께 한 작업하였다. 먼저 챗GPT, 제미니, 딥시크와 같은 AI가 방대한 자료조사와 초기 논점을 정리하였고, 연구원들이 지식의 파편을 연결하여 맥락을 만들고, 오류를 잡아내고,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였다.
책은 16장으로 되어있다. 57인을 16개의 주제 아래에 배치해 각각의 사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종교, 자유, 실존, 유전자, 윤리, 여성, 기술과 미래와 같은 철학적 주제 아래 여러 사상가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주장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각 장에는 요약본이 있어 읽기 전에 워밍업 할 수 있고, 다 읽고 나서 정리하기에 편하다. 또한 각 사상가의 주요저술을 간단히 소개해서 원한다면 독자가 확장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주제에 여러 명의 사상가를 묶어서 사상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전한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한 주제는 페미니즘 사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여성 스스로가 남성에게 사랑받기 위한 존재가 아닌 온전한 인간임을 주장한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는 여성의 교육을 중시했다. 보부아르(1908-1986)는 울스턴크래프트가 주장한 여성의 교육뿐 아니라 경제적 자립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로서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주체적 실존(350)'이 될 것을 주장했다. 앞의 두사람이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없애는 주장을 한 반면, 세지윅(1950-2009)은 이성애 중심주의에 비판하고 퀴어이론을 발전시켰다. 그녀에게 퀴어는 안정적이기보다 이동하고 변화하고 다양성을 지향하는 존재이다. 18세기와 20세기 21세기를 지나며 온전한 여성으로서의 권리찾기가 성을 초월한 존재의 권리찾기로 변화한다.
AI를 이용한 저서이므로 AI와 함께 살아갈 미래에 대한 사상가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기술과 미래에 대한 주제에 커즈와일(1948-)과 닉보스트롬(1973-)의 주장이 상반된다. <특이점이 온다>(2005)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커즈와일은 인간과 AI가 서로 융합될 것이라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닉보스트롬은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윤리적 질문을 지속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삶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AI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래는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이미 AI는 생활에 깊이 스며들고 있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지만, 경계와 통제를 놓아서는 안된다.
짧게 정리한 철학사같은 느낌의 책이다. 한 사상가에 대해 약 3-4장으로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서 깊이 있는 사상을 알기 어려우나 중요한 주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다. 또한 하나의 주제 아래 묶인 사상가들의 주장이 서로 비슷한듯 다르게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하여서 가독성이 좋다. 철학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