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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댁의 서재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필사노트
  • 윤동주 외 33명
  • 25,020원 (10%1,390)
  • 2025-03-01
  • : 175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 중에서 봄 필사노트이다. 이미 출간된 가을, 겨울에 이어 이번에는 봄에 쓰는 필사노트이다. 표지부터 분홍 바탕에 꽃이 가득한 봄 분위기가 사랑스럽다. 책장을 넘기면 윤동주를 비롯해 교과서에서 한 번은 들어봤음직한 한국 시인들과 에밀리 디킨슨(1830-1886), 일본 시인들을 포함해 34인의 시인 명단과 세 명의 프랑스, 독일, 미국 화가의 이력을 볼 수 있다.

책은 각 화가별로 3장으로 나누고, 시인들의 작품은 왼편에 필사는 오른편에 할 수 있도록 했다. 1장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귀스타브 카유보트(1848-1894), 2장은 독일의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 파울 클레(1879-1940), 3장은 미국의 인상주의 차일드 하삼(1859-1935)의 작품을 실었다. 책 말미에 시인과 화가에 대한 소개가 있다.

카유보트와 하삼과 같은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은 거친 붓 터치로 그린 거리의 풍경과 아름다운 여인과 꽃이 주가 되어 밝고 따뜻하고 아름답다. 반면에 클레의 추상화는 단순한 선과 강렬한 색 사용으로 단정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시인들은 김소월, 김영랑, 박인환, 방정환, 이상, 정지용, 한용운과 같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과 같은 작가들의 시대배경을 알고 있어서 작품설명이 따로 없어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백석의 작품은 배경설명과 평안도 사투리 설명이 있으면 좋았겠다. "고방"과 "'호박꽃 초롱' 서시" 두 편을 실었는데 시가 길고 토속적이다. '고방'은 광 혹은 창고를 의미한다. 윤동주가 백석의 <사슴>을 구하기 어려워 필사해서 갖고 다녔다는데, 두 시인의 작품을 이 한 권에서 만나니 감동이다.

외국 시인들로는 미국의 에밀리 디킨슨과 일본의 여러 하이진(하이쿠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에밀리 디킨슨은 여성 시인으로 이 책에서는 "널빤지에서 널빤지로"라는 시 한 편이 실려있다. 일본 하이쿠는 일본의 정형시 중의 하나로,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인 기고(季語)와 구의 매듭을 짓는 말인 기레지(切れ字)를 가지는 단시(短詩)라고 한다. 하이쿠는 각 행마다 5,7,5 음으로 17음으로 되어있다. 책에 수록된 작품을 보면 아주 짧고, 제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라키다 모리다케의 작품을 보면, 빛의 찰나를 잡아 그림을 그리는 인상파 화가처럼, 찰나를 잡아 쓴 즉흥적인 느낌이 든다.

"꽃잎 하나가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나비였네"

(274)

시와 그림은 서로 연관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봄을 주제로 하여 그림에서도 시에서도 봄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와 일본 하이쿠 시를 서양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기에 좋은 책이다. 시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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