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얇아져 가는 뒷부분들이 못내 아쉬웠던 소설이다.
코믹환타지의 지존으로 통하던 더글러스 아담스를 능가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나친 언어유희로만 도배된 책이라 치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폭소를 생각하면 그리 고깝게 볼 수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들을 보다보면 이 두 작가들의 생활 성향이 눈에 보이는 듯도 하다.
많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정신없이 도용 및 남용되는 터라 사전지식이 좀 모자라는 분들께서는 재미없을 수도 있다고 본다. 배경설명이 만화풍선처럼 팝업창화되어 뜬다면 더 없이 좋을텐데 하는 같잖은 생각도 들기도 하고...
그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주연급 등장인물들 모두 각각의 개성이 빛을 발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조연들 또한 쉴새 없이 웃음을 자아냈다.
작가 'A.j.크로닌'(기독교적 성향이 강한 작가)에서 따온듯한 악마 크롤리(아니면 오지 오스본의 미스터 크롤리에서 따온것일 수도)와 인간사회에 동화된 천사 아지라파엘(물론 크롤리가 동화된 정도는 더하지만)이 이끌고 나가는 사건들은 각 등장인물들의 한바탕 난장으로 휘몰아치고 정신을 쏙 빼놓지만, 각각의 불협화음들이 잘 어우러지는 비밥같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시원한 사이다 한 잔 쭉 들이킨 기분이 드는 소설이었다.
(시공사 그리폰시리즈 편집하는 분들께 한마디) 여기 알라딘 모니터 하고 계실런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발견한 단순한 실수 몇가지 적습니다.
1. 역자후기 (4.보충설명 中) 386쪽 피그보그의 주먹.. 설명 중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사냥꾼의 밤> 은 배우출신 감독인 찰스 로튼(Charles Laughton) 의 유일한 감독작으로 알고 있습니다. 필름 느와르의 걸작이죠. 제가 DVD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어서...
2. 뒤표지에 '이제 하늘나라에 올라가면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볼 수 없다' 라고 찍혀 있는데, 크롤리가 아지라파엘에게 천국에서는 영화라곤 <사운드 오브 뮤직>만 보게 될거라고 했습니다.
3. 왜 이런 재밌는 책 출간해서 남의 귀중한 시간 뺐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