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출판사에서 나온 '조물조물 엄마표 재활용 교구 놀이'책입니다.
표지를 비롯한 모든 면이 크라프트 질감을 활용해서
기존에 봐왔던 홈패션책이나 육아서와 어울리게끔 디자인되었네요.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면서 내지역시 디자인적 요소를
충실히 엮어내고 컬러판입니다. 아이들이 엄마랑 함께 읽으며 만들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애로점이 '아이를 키워본적이 없다'입니다.
유치원 다닐적을 생각해서 교구를 만들기도 힘들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아이디어를 조합해서 실행해도 실제 어머님들이나 유치원 관계자분들이
'식상해서 싫다'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책 선정도 힘들고 제가 읽기에 재밌어서 따라하고 싶은 책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리고 '아이디어'의 부재도 한몫 했었습니다.
이 책을 꼭 읽고자 했던건 이런 부재점을 날려줘서입니다.
재활용교구/재활용으로 소꿉놀이만들기/미술놀이의 3개의 파트로 나눠져서
총 300개의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만들어 볼 수 있는 동물가면에서부터, 자동차 독서대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아이들이 제목만 보고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책에서 구하는 것 이외의 자료사이트도 수록해놨습니다.
미리 준비하면 좋은 기본 교구 소개도 잊지 않았구요.
어린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도 직원들에게 한달 전부터 단추나,
요구르트병을 수거해줄 것을 부탁드렸었는데
할 것을 정해놓고 교구를 준비하거나,
일반적으로 쓰이는 재활용 교구들을 이 책에서 미리 확인한다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도 혼자 준비하면서 사이트를 조사해봤지만, 확실히 저자만큼 '열심히'찾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휴직을 하고 아이에게 쏟은 정성이 결국 책 한권을 탄생하게 했으니,
얼마나 알찬지 읽기 시작하면서 팍팍 와닿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즐거워하는 아이의 표정에 놀랍니다;
아이들은 억지표정을 짓지 못하는데,
엄마가 만들어주는 교구에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인 것 같아요.
(참고로 제 어린시절 사진을 보니 동생이 갓 태어났을 때 표정이 이 표정과 흡사하더군요;)
'추억의 집 전화기'를 만드는 테마부분 표지인데, 이 책은 이렇게 아이의 반응까지 담는 표지라서
만들어주는 입장에서의 기대감을 한층! 상승시킵니다.
'허투루 만들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물론 이 추억의 집 전화기도, 우리가 대충 뚝딱거렸던 것과는 달리,
디자인적인 요소도 충분히 담고 있습니다.
'손재주가 좋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손재주를 배워서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지침서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인기가 제일 많은 자동차 독서대 모양입니다. 자동차, 라고 하면 남자아이들만 좋아할 것 같은데
색감이나 쿠션을 이용하면 여아들도 충분히 좋아할 요소입니다.
뭐, 차체에 아이가 스스로 공주스티커를 붙여도 무방할 것 같구요.
초보 교구쟁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설명도 잘 되어 있습니다.
물론 하다가 본인이 더 편한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책의 진짜 목적일 수도 있구요.
이 책은 전체적으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언급했던 책 표지부터 그렇고,
아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도 구사하고 있지만,
일단은 재활용 교구를 준비하는 것을 1순위로 두었으니 말이죠.
달걀껍질로도 꼴라쥬를 하는 이 대목에서는 100점을 주고 싶습니다.
어른들이 하면 압력에 의해 쉽게 부셔져 버릴 수 있지만,
아이들이 부셔서 한다면 일일이 오리고 자르고 (위험요소가 따르는)하는
색종이 꼴라쥬보다 한층 발전된 교구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감탄에 이어 감동이죠, 이정도면)
그리고 굳이 종이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마치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모든 아이디어를 집결해 놓은 책 인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한 어린이 교구책에서 한걸음 탈피한, 친환경적인 교구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