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쁜 예감은 정확한 건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했다. 다가올 순간을 대비하라고,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미리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것이었다.
"어느 날 문득 생각해 보니 나의 이십대는 온통 그와의 추억이었어요. 그걸 강제 종료됨과 동시에 삭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별과는 다른 슬픔과 아픔이 느껴지더라고요. 음...... 함께해 온 세월에 대한 애잔함? 아마 그럴 거예요. 그 사람을 잊지 못해 미련이 남은 것보다는. 내가 그 사람의 스물넷, 스물다섯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건 나의 스물둘이고, 스물셋의 모습이기도 하잖아요. 그걸 그와 이별하면서 통째로 보내야 하고, 잊어야 한다는 아련함 같은 게 미련처럼 남아 있었어요. 마치 그시절의 나를 잃어버린 것처럼 말이죠. 그걸 떨쳐 내고 홀가분해지려고 환경을 바꿔 보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P141
"200톤이 넘는 비행기가 하늘 위로 날아가기 위해선 네 가지힘이 필요합니다. 중력, 양력, 추력, 항력, 눈에 보이진 않아도그 힘들은 분명 존재해요.
당신한테 끌려가는 내 마음에 이미 가속도가 붙은 것 같아요. 나로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이런 걸 불가항력이라고 하죠. 도중에 멈추면 추락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나는 목적지를 향해 그대로 직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프지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