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도 작가 성향을 따라 가는 거 같아요. 박상영 작가님 소설책 사러 오는 분들은 밖에서 부터 텐션이 느껴져요. 목소리도 크고 밝고 엄청 신나 있어요."
독서모임 때마다 많은 책을 추천해 주시는 정서점님의 이 말이 꽤 오래 맘 속에 남아 있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가볍게 툭툭 내뱉듯 쓰여진 소설은 책장이 술술 넘어가 금세 마지막장에 도달한다.
한동안 책을 멀리했던 사람들이 다시 독서를 시작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리뷰를 쓰려고 생각해 보니 소설 속에는 낙태, HIV 등이 다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유쾌하다"이다.
가볍고 유쾌한 소설을 읽으며, 나는 이 자전적 소설을 쓴 작가 또는 주인공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에 자꾸 얼굴이 화끈거리고 반성하게 됐다.
나는 그런 외로운 마음의 온도를, 냄새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P90
당신이 맛보고 있는 건 우럭, 그러나 그것은 비단 우럭의 맛이 아닙니다. 혀끝에 감도는 건 우주의 맛이기도 해요.- P105
네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네가 걷고 싶은 길을 너의 속도로 걷는 게, 너만의 세계를 가진 아이라는 게 그렇게 섭섭하고 무서웠다.- P175
그래서나 그러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다고. 나는 그 말이 좋아서 계속 입 안에 물을 머금듯이 되뇌었다.-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