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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grath님의 서재
  • 순전한 기독교 (양장)
  •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 13,500원 (10%750)
  • 2001-06-15
  • : 5,100
C. S. Lewis의 『순전한 기독교』(1952년)는 루이스가 전시에 했던 방송 강연의 원고를 편집한 최종 결과물로서 루이스의 가장 중요한 기독교 저작으로 인정받습니다. 책의 제목을 『순전한 기독교』로 정하게 된 배경에는 리처드 백스터의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신학적 당파성에 물들지 않고 기독교 신앙의 일반적 비전을 지향했던 리처드 백스터의 입장에 동조한 루이스는 교파를 초월한 개념적 기독교를 구상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기독교를 설명, 변호하고자 했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는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저는 이 책의 내용을 ‘도덕’과 ‘갈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루이스는 책의 시작을 ‘실마리’라는 키워드로 출발합니다. 이 실마리는 세상에 새겨져 있으면서 실재를 가리키는 이정표이며, 이 실재는 세상에 만들어진 모든 것들에 존재의 기반이 됨을 전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루이스는 인간 누구에게나 자신의 본성에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이 주어져 있으며, 이 ‘자연법’은 모든 사람들의 행위의 기준이 되며,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마땅히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사람들에게 이해되고 있다고 논증합니다. 이를 통해 루이스는 신이 존재한다면, 신의 존재는 객관적인 도덕에 토대가 되며, 우리는 도덕률을 통해 신을 알 수 있다고 봅니다. 루이스의 이러한 주장은 우리가 오늘날 만연한 ‘도덕적 상대주의’에 맞서 싸울 지적무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우리가 이 법칙을 알면서도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루이스는 “기독교는 제가 지금까지 말해 온 것과 같은 낭패감에서 출발하는 종교로서, 그 낭패감을 먼저 겪지 않는 한 아무리 위안을 얻으려고 노력한들 소용이 없다.”(p.65)고 합니다. 여기에 기독교신앙의 핵심인 복음과 율법의 이해가 녹아져 있다고 여겨집니다. 성경은 우리가 율법을 통해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임을 깨닫게 하며 절망으로 이르게 한다고 합니다. 율법은 곤경에 처한 인간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줍니다. 그러나 율법에서 미끄러지는 듯 한 절벽에서의 추락은 복음을 만나는 예비단계이며 하나님께 항복하는 도구가 됩니다. 이러한 루이스의 이해는 복음과 율법의 관계에 관한 종교개혁자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둘째로 루이스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갈망’에 주목합니다. 루이스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갈망하지만, 그것을 이루고 나면 갈망이 채워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고 말하면서, “만약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것들로 채울 수 없는 욕구가 내 안에 있다면, 내가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맞게 만들어졌다”(p.215)는 것을 지시하는 실마리로서 ‘갈망’을 해명합니다.

과거에는 격려 받고 인정해줘야 할 건강한 욕망까지 금욕의 이름으로 억압하고 눌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오히려 전통적인 도덕적 가치가 상대화되고 욕망을 위한 새로운 도덕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을 통해 도덕이 재구성되어가는 현실과 맞서 씨름하고 싸울 수 있는 ‘새사람’(하나님의 피조물이 하나님의 아들로 바뀌는 변화)의 소망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의 보편적 경험세계이며 동시에 인간적인 차원을 넘어 실재를 가리키는 실마리인 ‘도덕’과 ‘갈망’. 이 둘의 키워드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위기’를 보여주는 실마리이면서 또한 ‘소망’을 보여주는 실마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는 우리 자신에게 과연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으며, 과연 잘 행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며 숙고해 보도록 요청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만,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의 과정을 받아들이며, 죽음을 받아들이며. 그래서 생명 얻을 것을 ‘갈망’. 그리스도를 찾고, 그와 함께 모든 것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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