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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화님의 서재

43회 병의 이유

 

오른쪽 옆구리 허리 아픈 게 아직 났고 있질 않다. 이러다 장사도 못하면 어떻하나 하는 생각

 

에 속이 상했다. 어제도 쉬는 날인데 움직일 때 마다 간간히 아파서 신경이 쓰였다. 결혼기념일

 

에 일을 해서 제대로 챙겨주질 못해서 몸은 좀 안 좋았지만 아내를 위해 오전에 한숨자고 밖

 

으로 나갔다. 점심도 사주고 보강천도 거니는데 옆구리가 아파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됐

 

다. 아내는 괜히 나왔다며 걱정을 해줬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아픈 거라며 쉬어야 한다고 했

 

다. 그래도 집에서 누워있는 것 보담 났다고 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농구공 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고 좋았다. 아내가 좋아하니 나도

 

더 좋았다. 저녁엔 급기야 파스를 바르고 잤다. 아내가 발라줬다. 나는 이렇게 허리아파서 우리

 

뭐 먹고 사냐며 투정을 부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에 일어나 아직 잠

 

이 덜 깬 아내에게 말했다.

 

“다 내가 잘못해서 아픈 거지, 운동도 안했고,

 

일 많이 해서 아픈 거야, 오늘도 가서 잘 있다 와야지.”

 

“당신 참 훌륭해! 예전 같으면 화를 냈을 텐데, 그 원인이 뭔지 알고 인정하니 말이야.”

“당신 덕분에 그렇게 된 거야.” 라고 화답했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나온다.

“무릇 오직 병을 병으로 알아야 이러한 이유로 병이 없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병을 알아차리면 그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프면 걱정하지 말고 괜한 판단하지 말고

 

원인을 분석하고 병원에 가고 그 이유를 알아 병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중국 명나라 때 묘협

 

이라는 스님이 어려운 일을 닥쳤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담은

 

보왕삼매론에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고를 좋은 약

 

으로 여겨라. 세상살이에 어려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없으면 교만과 사치

 

한 마음이 생기나니 근심과 어려움을 해탈로 삼아라. 라고 말씀 하셨다. 이런 좋은 글귀를 보나

 

실로 아프면 서글프고 우울하고 짜증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 또한 성인이 아니기에 아픔에

 

관한 반응이 일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부를 함에 깨달음이 왔다. 장사를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에, 몸에 과하게 마늘을 떼 와서 급히 판 점이 몸을 상하게 한 것이다. 혜민

 

스님이 말씀하셨다. 욕심을 버리면 무리를 하지 않고 무리를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지 않고

 

건강이 돌아오면 마음도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면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좋은 글을

 

아무리 읽으면 뭐하나 느끼고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내 일의 특성상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따라 주지 않는 체력이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을 일으켜 화를 자초 한 거 같다. 대박을

 

꿈꾸는 마음 장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 , 역설 적이게도 장사가 잘되면 잘될수록 내 몸은 점

 

점 더 힘들게 된다. 날이 더워 평소 보다 이른 6시에 아침밥을 먹고 책가방을 들고 장으로 향

 

했다. 아내에게 당신이 애쓴다며 고마워했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인데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계

 

란 후라이를 해서 케첩으로 큰대(大)자를 부적처럼 써준다. 아내는 자신보다 더 갈비가 휘도록

 

고생하는 남편이 안타까워 당신이 더 애쓴다며 화답한다. 아내는 그런 말 해주는 남편의 마음

 

이 너무 고맙다. 오늘은 대문까지 맨발로 마중 나와 준다. 마음이 가벼워서 그런지 하늘이 나를

 

돕는 건지 오전 12시 인데 도매가 많이 나가서 3백만원 어치를 팔았다. 아내가 톡으로 축하해

 

주었다.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하나하

 

나 연습해 가면서 행복을 하나씩 적립해 가면서 사는 것이 삶 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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