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말의 무서움
연이은 일로 허리가 아팠다. 그래서 아내가 따라 나선다고 했다. 아내는 짐 내려주고 마늘 잘라
주고 점심 먹을 때 편하게 먹으라고 지켜 주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날은 그리 덥지 않았다.
오히려 서늘한 감이 있었다. 아침 9시경 과일 장수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돌렸다. 두 개 얻었
다. 할머니 한분이 오셨는데 아내는 할머니한테 드렸다. 할머니는 아침 입맛이 없어서 밥도 제
대로 못 먹었는데 배부르게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하셨다. 그 옆에 할머니 친구들이 왔는데, 아
이스 박스를 가리키시며 이거 파는 거냐고 팔면 하나 사먹으려고 한다고 하셨다. 늙으면 애가
된다고 먹는 거 보니까 잡숫고 싶으셨나보다. 아내는 안판다고 다른 거 드릴 것도 없고 죄송하
다고 말했다. 사탕이라도 갖고 있다가 어르신들 있으면 드려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에 생각보다 좀 한가했다. 아내가 일을 많이 도와 줬다. 나는 별로 안 힘들었는데, 아내는 힘
들 다고 말했다. 아내가 내는 거라며 냉갈쌈(돼지갈비를 냉면에 싸먹는 것) 값을 지불 했다. 아
내는 의외의 일에 놀라며, 잘 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아내가 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핑계 낌에 밥을 산 것이다. 오후부터 장이 좀 되기 시작했다. 나도 팔고 옆에서 아내도 손님 놓치지
않고 같이 팔았다. 정신없는 와중에 한 손님이 3천원이나 깎아 준다는 데도 더 깎아 달라고 실
랑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더는 안 된다고 손 사례를 치고 있는데 다른 손님이 와서 홧김에 원
하는 대로 깎아 준다고 말했다. 도매 값에 싸게 주는데도 더 싸게 달래서 속상해서 한 말이었
다. 한 이 천원 깎겠지 하는 맘이었는데 5천원이나 깍지 않는가? 원가에 팔라는 얘기인지 그렇
게는 못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줌마는 말 한 거에 책임을 져야지 왜 안 되냐며 빡빡 우기고 사과도 받아주지 않았다. 언성
이 높아지자 아내가 옆에서 죄송하다며 말렸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는 일
이었다. 책임지는 말을 해야겠다는 걸 느꼈다. 요즘 우리나라 대통령 말 한마디에 무서움을 느
끼는 사람 많다. 핸드폰 값 기본요금 없애라 . 시급 만원으로 해야 된다.
알뜰 폰 사업자는 그렇게 되면 자기들은 망할 거라고 한다. 다 이동 해 갈 것이라고 말이다. 중
소기업은 현실과 맞지 않는 시급이라며 지금도 외국인 들이 제조업을 차지하고 있는데 시급 1
만원이 돼서 망하느니 그전에 폐업을 하던지 기계화로 바꾸던지 해야 한다며, 한숨이 늘고 있
다. 공약은 지켜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 그러나 현실을 직시한 방편으로 수정 보안 해 가면서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