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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443님의 서재
  • [세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2 세트 - 전...
  • 유홍준
  • 38,700원 (10%2,150)
  • 2019-04-29
  • : 2,211
내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입담 좋은 친구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구경다니는기분으로 읽는 책이다. 그렇게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묵직한 울림이 있는 구간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와있다.

이번 중국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면은 역시 타문화의 역사 유산을 대하는 작가의 자세였다. 특히 중국은 우리와 오랜시간 다방면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해묵은 앙금을 무시할 수 없고 그래서 비교되기보다는 존재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문화유산들을 두고 은연중에 가치판단을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작가는 ‘...꼭 민족적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 올바르다 주장하지도 않지만 공연히 민족적 자괴감을 갖는 것은 진실로 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일침을 가한다. 중국은 그 나름대로의 자연환경 때문에 석굴사원이 생겨났고 우리에게는 마애불과 산사가 있으며 일본에는 사찰정원이 있듯 각각의 문화는 그 자체로의 고유성을 갖는다. 이번 중국편을 통틀어 가장 울림이 컸던 부분이었다. 이는 문화재뿐 아니라 타인, 더 나아가 모든 생명체를 대할때도 잊지 말아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역사를 따라가는 여정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인데 그 안에서 작가의 시간여행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명승지에 진열된 옛 영웅들의 이야기보다는 그 곳에서 삶을 영위했던 유목민과 보통 사람의 일상과 이야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중국역사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가졌던 흉노, 위구르, 돌궐 등의 유목민족들이 그저 오랑케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지 않도록 그들의 삶을 옛 이야기를 해주듯 들려줘 넋을 놓고 듣게된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시인 김춘수가 ‘꽃’에서 말했듯 우리가 이름을 불러주어야의미를 갖게 된다. 자세히 보고 시간을 갖고 어루만져줘야한다. 이 역시 인간관계에서도 그렇지 않나 싶다.

읽는 내내 정말 부러웠던 건 작가와 여정을 함께했던 길동무들이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알.쓸.신.잡’을 한 편도 빠짐없이 본 열혈시청자인 나는 각자 한 분야에서는 빼어난 업적을 가진 출연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귀기울이며 서로 경험과 지식을 주고받는 모습이 내내 질투날정도로 부러웠다. 이번에 작가가 떠난 중국여행에도 그런 멋진 길동무들이 함께한다. 서로 아름다움에 동의를 구하기도 하고 자신을 낮추고 배우는 자세로 대화하는 건축가, 음악가, 종교인들의 모습이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여행가이드와 아름다움에 함께 감동하고, 인간의 편협과 이기심에 상처받은 문화재와 자연환경에 함께 안타까워하고 알지못해 보지못한 것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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