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사람이 먼 길에 지치지 않기를
가능하다면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장례식 케이크는 그 모든 기원과 함께 구워지지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 1』은 만화가 산호 작가의 독특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그래픽노블이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연옥에 대한 신묘한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삶의 저편으로 떠나보낸 이들이 고인이 애도하기 위해 ‘연옥당’에서 케이크를 주문면 신비로운 연옥당 주인 마고가 특별한 케이크를 완성한다. 의뢰인이 기억을 더듬어 추억을 들려주면 그에 관한 특별 주문 제작 케이크가 제사상에 올려지는 것이다.
장례식 케이크를 맛보고 싶게 만드는 산호 작가의 힘은 감동적인 이야기와 독특한 일러스트에 있다. 일러스트와 줄거리, 책의 구성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아 눈으로 읽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자신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케이크 주문자와 마고의 조수 고야 선생, 미로 씨 등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우리를 책에 흠뻑 빠지게 한다. 세상에 이렇게 귀엽고 오싹한 이야기가 또 있던가.
눈이 세 개인 세 눈 사람과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를 담은 「추리소설 크레이프 케이크」나 뱀파이어 엄마와 그의 딸의 애틋한 이야기를 그린 「달맞이꽃 컵케이크」는 단순한 호기심에 이 책을 들었던 나를 울리고 말았다. 현실에 이런 케이크 전문점이 있다면 세상 사람들을 사정없이 울리고도 모자라 서로에게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 같은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과 고통, 죽음과 삶이 하나임을 견지하는 이 작품은 인간이 그토록 바라던 구원을 담보한다. 고통스러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빛났던 삶처럼 죽음도 찬란하길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어린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