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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oojisoo님의 서재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앤드루 포터
  • 12,420원 (10%690)
  • 2019-05-13
  • : 14,369

“나는 그것을 안다.

죄의식은 우리가 우리의 연인들에게 이런 비밀들을,

이런 진실들을 말하는 이유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김영하, 백수린, 겨울서점 등 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단편소설의 정수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의 상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삶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의 단편소설들은 작품 속의 한 문장으로 응축된다. “형은 내게 등을 돌리고 서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형이 옷을 입고 있을 때, 나는 형이 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140쪽) 그의 작품의 인물들은 등지고 서서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모두 상처가 있거나 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울음을 포착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한 땀 한 땀 직조해나간다.

 

작품을 덮고 나면 헛헛함과 함께 먹먹한 감정이 밀려오는데 이때 내가 떠올린 것은 부재하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텅 빈 공간을 기억이 대체하지만 그 기억의 너머의 진실은 좀처럼 파악할 수 없다. 실체 없는 이야기들은 사랑과 함께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 무언가를 선택해야만 하는 인물들의 고독을 더욱더 극대화한다.

 

사랑니를 뽑으려고 간 치과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코네티컷」을 읽었다. 아직 뽑지도 않은 이가 아려왔다. 이 단편들이 우리가 겪어야만 하는 이상한 사랑의 한 형태라면, 대책 없는 고통에 떠밀리더라도 기꺼이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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