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수학 선생 마에시마에게 연이은 살인 위협.
그러다 발생한 두 건 선생님들의 죽음으로 큰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 앞에 놓여진 알 수 없는 사건의 파편들. 우리가 만일 그 앞에 놓여 있다면 당혹감과 혼란감에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힘들어 하겠지만 주인공은 하나 하나 흩어진 퍼즐을 맞추면서 범죄의 원인을 발견하는 순간 놀라움과 의외스러움이 동시에 교차함을 느끼게 되었다.
가끔 우리가 무시했던 일들이 누군가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살해의 동기가 된다면 스스로가 한번쯤은 자신의 살아온 삶의 자세와 행동을 조심해야한다는 생각이 바짝 들었다.
살해된 두 교사들의 음흉한 눈빛은 결국 이 책에서 표현된 '눈빛으로 성폭행'이 두 학생의 살인 동기가 되어 그들을 죽게 했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 유미코의 불륜과 주인공에 살해 동기 역시 아내의 희망인 아이 갖기를 무시한 그의 언행이 한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인간을 인간으로 봐주는 것' 글귀가 바로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묵직한 울림과 경고를 보여주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첫 시작을 알렸던 이 책은 지금의 그의 책이 주는 느낌보단 다소 약하고 살인 동기가 너무 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과학과 문학이 겸비된 그의 문학의 첫 시작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주는 신선함(?)이 있다고 본다.
특히, 살인 원인과 살인자들이 실체가 주인공을 통해 밝혀지지만 법적 형사적 책임도 해결없이 오히려 아내와 그의 불륜남으로부터 살해를 당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끝내는 독특한 결말은 사뭇 내가 알고 있었던 히가시노 이전 작품과는 다소 달라 보였다. 우리의 말미에 보여지는 불확실성으로 또다른 다음 이야기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우리 자신을 보게될지 모른다.
이 더운 여름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면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