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변증은 어렵다.
믿지 않는 자들의 세계관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논쟁을 위한 논쟁이 되거나 핵심을 비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가스펠 세븐틴은 성경과 기독교에 대한 궁금증을
마치 로마서에서 바울이 사용하던 방법처럼
질문과 대답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간다.
기독교세계관 접근인데 철학적 접근보다
성경을 가지고 기독교세계관과 복음을 설명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책의 절반 분량을 창세기에 할애한다.
저자가 구약학 전공이다.
그래서인지 성경 신학적으로 창세기의 복음을 잘 드러냈다.
대개 다른 변증관련 책들은 창세기는 창조와 타락을 언급하고
바로 예수님의 탄생으로 넘어가는데
이 책은 창세기에 나타난 복음을 신구약을 넘나들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과학적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러나 과학적 사실에 매몰되지 않고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
창세기 전반부를 과학과 대화하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불신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질문들을 저자는 대신 질문하며 친절하게 불신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답해간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선악과와 인간의 자유의지 부분을
저자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해서 가장 먼저 펼쳐봤다.
흔히 선악과는 금단의 열매이며 금지의 열매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오히려 선물이라고 말한다. 마치 결혼반지 같은 사랑의 선물말이다.
선악과는 인간의 안전장치이자 에덴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자유라는 말이 오히려
불신자들에게는 긍정의 의미이자 선뜻 이해되는 설명이다.
같은 말이라도 선악과 하나를 금지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에덴의 나머지의 선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자의 관점은 성경을 설명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런 설명의 패턴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예지에 대한 대립(?)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님이 인간의 부정적인 선택을 원천 봉쇄하기 보다 선을 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신 후에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는 인간의 선한 선택을 기대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책의 흐름은 불신자들의 궁금증을 저자가 대신 질문하며(질문들의 수준도 불신자의 눈높이에 맞게 그러나 그들이 정말 궁금 할만한 질문들로 가득차있다)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간다. 17개의 질문이기에 캠퍼스에서는 한학기 동안 같이 공부할 수 있다. 교회에서 나눔한다면 하루 세미나로 풀어도 좋을 것 같다.
불신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들과의 대화를 어떻게 성경적인 근거를 가지고 풀어나갈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사역자들은 이 책을 한 챕터씩 설교문으로 만들어서 복음설교를 한다면 어떨까? 나부터 조만간 실행해보고 싶다. 특히 다음세대 사역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설교해보기를 권한다.
아마 아이들이 귀를 기울일꺼다.
누군가 기독교에 대해 불신하거나 근거 없이 부정하는 자에게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라고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같이 토론 하다면 좋은 성경공부와 복음 나눔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