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첫인상이나 소문은 안좋지만 실제로는
괜찮은 사람을 만나곤 한다. 루이스 수아레스도 이런 선수이다. 세번의
깨물기와 인종비하 발언 등 굵직한 사고들을 친 덕분에 축구팬들은 수아레스를 악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서전을 통해 본 수아레스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매우 착하고 바른 선수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원조 ‘악동’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자서전과 비슷한 느낌일 줄 알았으나, 읽어보니 성실의 대명사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수아레스
자서전은 즐라탄의 자서전 ‘나는 즐라탄이다’와 같이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매우 많지만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두 선수는 모두 아약스에서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빅리그로 이적하였다. 포지션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둘다 공격수이다. EPL과 바르셀로나를
각각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그러나 즐라탄은 상대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하고, 수아레스는 상대를 존중한다.
즐라탄은
일단 자기와 맞지 않는 모든 것을 비난한다. 그는 아약스는 파벌문화가 강하고 바르셀로나는 학교 같다고
비난했으며 반 더 바르트, 루이스 반 할, 괴로디올라를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반면 수아레스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각 구단과 나라의 문화 안티 팬들까지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거쳐왔던 모든 팀들에 대해서 애정을 드러내며, 인종차별문제로
원수가 된 에브라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하지는 않는다.
수아레스
자서전의 또다른 재미 요소는 수아레스의 사랑이야기이다. 수아레스 자서전에서 수아레스의 부인 이야기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둘은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을 법한 드라마틱한 사랑을 했다. 십대에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수아레스의 부인(당시 여자친구)이 스페인으로 떠나면서 이별할 위기에 놓인다. 운이 좋게 마침 네덜란드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 나시오날이라는 팀의 축구선수가 된 수아레스는 유망주라는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될 여자친구를 네덜란드로 데려와
동거한다. 그때부터 수아레스 부부는 지금까지 함께 잘 살고 있다. 수아레스의
각별한 부인 사랑은 책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수아레스가
겪은 각종 일화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다. 수아레스의 대표 기행인 ‘깨물기’에 대해 수아레스는 가끔 본능이 잘못 발휘될 때 일어나는 행동이라고
해명한다. 수아레스는 경기를 하다 보면 본능적으로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하는데, 필자도 농구나 축구를 하다 본능적으로 멋있는 플레이를 해본적이 있어서 수아레스를 약간 이해할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만나 인생골을 넣은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도 있다.
‘슬램덩크’같은 스포츠 소설 혹은 만화에 들어가야할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인가를
계기로 잠재력을 폭발 시키는 주인공, 믿음직한 동료, 주인공을
막아서는 고난 그리고 주인공과 예쁜 사랑을 하는 여주인공까지. 수아레스 자서전에는 이 모든 요소들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5권의 축구선수 자서전을
읽었는데 수아레스 자서전이 제일 재미있었다. 축구선수 자서전을 읽어보고 싶다면 꼭 수아레스 자서전을
먼저 읽어볼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