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제대로 전공하지 않아서인지 그림을 그리다 보면 쉽게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 특히 다양한 감정의 얼굴을 표현하고 싶은데 참 어렵다. 사진이나 장면을 보고 아무리 상상해도 연필을 잡으면 쉬 선이 그어지지 않는다. 이모티콘과 스티커를 만들 때는 얼굴 표현이 기본인데 더 이상은 안될 것 같아 책을 집어 들었다.
알기 쉬운 얼굴과 손 드로잉. 그림, 디자인 관련 책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이종 출판사의 책이다. 앤드류 루미스의 증보판 책. 얼굴 외에도 전신을 그리는 '기초 드로잉'과 '알기 쉬운 인물화' 책이 함께 증보판으로 나왔다.
책은 총 6파트로 구성된다. 남성의 얼굴, 여성의 얼굴, 아기의 얼굴, 소년. 소녀의 얼굴, 손 그리고 마지막은 스케치 연습이다. 책을 따라가며 조금씩 흉내 내다보면 아마추어 그림 초보는 면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워낙 다양한 얼굴, 손그림 예가 담겨있고 설명도 꼼꼼하다.
얼굴을 그릴 때 초보자가 하는 가장 쉬운 실수가 이목구비 그 자체를 그리는 것이다. 종이 위에 눈 먼저 그리고 코 그리고 이렇게 하나씩 얼굴을 그려나가는 것 말이다. 저자는 이목구비를 그리기보다는 두개골을 먼저 생각하여 그리고 그 위에 이목구비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틀을 먼저 만들고 비율에 맞게 사람의 특성에 맞추어 이목구비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목구비는 구조상 제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그림이 이상해진다고 한다. 미소가 음흉해 보이기도 하고 섬뜩하기까지 하게 된다는 것.
머리 두상을 입체로 보고 좌우 대칭 상하좌우 비율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림 설명만 보아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얼굴 기본형은 양쪽을 깎아내린 공으로 생각하며 얼굴 각도에 따라서 눈썹 선과 중앙선의 교차점을 생각해야 한다. 중앙선 비율만 정확해도 얼굴 그리기는 확 쉬워질 것 같다.
그림을 그릴 때 해부학의 원리, 근육의 작동원리를 잘 알아야 원하는 표정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나는 이목구비 중에서도 눈 그리기를 가장 어려워하는 편이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읽고, 보고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각각의 이목구비도 입체화해서 생각하고 그려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설명을 보고 들어도 내가 스스로 연습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다행히 시작이 어려운 나 같은 초급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지막 파트가 스케치 연습하는 부분인데 각각의 얼굴들과 손을 흐리게 프린트해서 그 위를 따라 그리면서 연습하도록 돕고 있다. 그대로 따라 그리면서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 나도 아래 사진처럼 손 부분을 따라서 그려보았다. 쉬운든 어려운 듯 연습이 되니 좋았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인데 믿고 매일매일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그림을 그릴 때 원하는 표정으로 제대로 표현하고 싶은 분들, 취미로든 전문적으로든 드로잉을 좋아하는 사람들, 이모티콘 스티커 그리는 분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해부학의 원리와 근육, 이목구비의 작동원리를 알고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