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 에 이어 이번에는 판소리이다.
판소리라니~ 의외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이 시리즈로 나올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방구석 판소리를 읽으면서 그동안 그저 흘려듣기만 했었던 판소리에 대해 '전래동화' 정도의 기본 정보 외에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학창 시절 음악 이론으로 배웠던 5대 판소리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판소리는 관객도 공연에 참여하는 독특한 공연문화이다.
영화 '서편제'가 나오면서 잠깐 판소리에 대한 붐이 일기도 했었지만 여전히 판소리는 그저 '문화재'라는 이름에 갇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구석 판소리'라는 이 책을 통해서 가장 흔하게 듣던 춘향가나 흥부가, 수궁가의 유명 구절들의 배경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춘향가, 흥부가, 수궁가, 심청가, 적벽가 5대 판소리는 그 소재가 되는 전래동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나 잘못 알고 있던 부분도 수정할 수 있어 좋았던 거 같다.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숙영낭자타령은 전래동화로만 알고 있었지 타령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는데 고전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다.
음악 이야기가 주이지만 이 책에 실린 옛날이야기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책이었다.
도솔가, 서동요, 헌화가+해가, 처용가, 원가 등의 향가들은 학창 시절 시험을 위해서나 공부했지 이렇게 그 향가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거 같다.
서동요 속에 담긴 선화공주의 억울함이나 헌화가와 해가 두 향가에 등장할 정도로 미인이었던 수로부인의 남편이었던 순정공은 평생 얼마나 힘들었을까가는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원가' 또한 신선했다.
이 책을 고교 시절에 배웠던 고전의 참고도서로 읽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전시가 부분에서 알고 있던 하여가와 조금 달라서 의아해하기도 했고, '한우' 라는 황진이에 버금가는 기생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홍랑과 최경창의 이야기는 기생과 사대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예쁘게 그리고 있지만 두 사람 때문에 살아서도 죽어서도 고생 중인 최경창의 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저 불륜녀이고 기생첩일뿐이다.
자신의 남편이 아픈데 남편이 부임지에서 바람이 나서 만난 가생 나부랭이가 주제도 모르고 관기라는 나라가 정한 제한마저 뿌리치고 본가에 와서 당당하게 남편의 병간호를 하고, 죽어서는 최씨 가문의 인정까지 받아 자신과 남편의 무덤 근처에 같이 묻혔다.
홍랑이 유명한 기생이라 최 씨 가문의 명예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이 같은 처사는 최경창의 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고전소설 부분은 예전에 읽었던 금오신화에 실린 이야기들도 있어 낯설지는 않았다.
옥단춘전이나 금방울가, 정수정전은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거나 읽은 적이 있는 거 같았지만 정확한 제목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판소리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판소리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짐작했지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옛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는 전래동화 이야기책이라 재밌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