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뮤리엘님의 서재
  • 교토의 밤 산책자
  • 이다혜
  • 13,320원 (10%740)
  • 2019-03-30
  • : 1,587

이제 다음주면 떠날 교토 여행을 앞두고 표지에서부터 나를 사로잡은 이 책을 만났다.

<교토의 밤 산책자>라는 제목에 내 마음을 홀딱 빼앗긴 기분.

여러 번 방문한 교토지만, 일본의 다른 여행지와 다르게 교토는 늘 아쉬움과 아련함이 남았다.

니시키 시장과 그 주변, 조용한 거리에 자리한 샵들을 구경하고 초저녁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그 순간도 좋았다.

나와 친구는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뒤로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지나가고...

그리고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나는 단지 이 며칠이어서 아쉽다, 또 오고 싶다, 또 와서 못 둘러본 주택단지와 상가 골목 곳곳을 돌아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가득했다.

 

그렇게 아련함과 보고픔에 계획한 4월의 교토 여행.

벚꽃이 흩날리는 이 예쁜 책이 교토에 빨리 달려가고 싶은 내 마음을 조금 달래주는 듯하다. ㅎㅎ

글이 참 좋고, 작가가 추천하는 장소들 중에서 이번에 꼭 방문하고 싶은 곳들이 많다.

 

특히 이 책을 읽고 나의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된 장소는 료안지, 오하라, 시센도!

여행을 가면 꼭 공원이나 정원을 방문하는, 정원 마니아인 나로서는 '꽃과 계절' '정원과 산책로'를 모아놓은 이 파트가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취향저격)

교토만 방문하는 만큼, 꼭 하루 정도는 오하라에 온전히 쓰고, 다른 날에는 료안지와 시센도에 시간을 내서 방문할 예정이다.

 

어디서 보아도 자갈 정원에 놓인 열다섯 개의 돌을 한 번에 볼 수는 없다. (어떤 지점에 서도 안 보이는 돌이 반드 시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가레산스이는 더 신비롭다. 깨달은 자만이 열다섯 개의 돌을 전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깨닫지 못한 인간임을 스스로 잘 알아 굳이 열다섯 개의 돌을 한눈에 보고자 애쓴 적이 없다. 하지만 갈 때마다 돌이 전부 보이는 위치를 찾아보려고 요란하게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을 항상 발견하기 마련. 이봐, 그러지 않아야 깨닫는 거라고. 열다섯 개의 돌을 한 번에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_55쪽

 

료안지의 가레산스이에 대한 설명. 열다섯 개의 돌과 작가가 '바다'라고 표현한 그 바람결에 따라 움직이는 모래를 보고 싶다.

 

지인들이 교토에 간다며 “어디 한 곳만 추천해주세요”라고 할 때, 추천한 뒤 실패한 적 없는 곳이 바로 오하라다. 모르고 우연히 가기에는 너무 먼 곳이라서, 누가 좋다고 해야 발걸음하게 된다. 오하라는 교토의 북쪽에 있다. 교토역에서 오하라행 버스를 타고 대략 1시간은 가야 닿는 곳이다. 가을 단풍철이 되면 이 버스는 사람으로 가득 찬다. 시조나 산조에서 버스를 타면 앉지 못하고 꼬박 서서 갈 때도 있는데, 사람까지 많으면 도착하기도 전에 힘이 빠질 정도로 멀다.

오하라는 좋은 야채가 많이 나는 농경지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는 교토의 야채로 만든 츠케모노(일본의 채소 절임)가 특히 유명한데(교토야채절임이라는 뜻으로 ‘교츠케 모노’라는 단어도 따로 있다), 그것은 교토에서 나는 야채가 맛있다는 교토식 에두른 자랑이다. 그런 야채들이 바로 오하라에서 재배된다. _125쪽

 

 

오하라에 방문한다면, 꼭! 여기 야채를 사 먹어 봐야지

 

** 책에 실린 오하라 산책로 사진은 보기만 해도 온몸이 초록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싱그럽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