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한 시간들>을 읽고
엄마를 보냈다.
사실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보내고 나니 더 그리웠다.
‘장례식장을 나오며 세상 사람들이 두 부류로 보인다. 엄마 있는 사람과 엄마 없는 사람’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엄마는 도대체 뭐길래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 떠나질 않는가.
엄마를 잃은 나의 마음을 작가는 토닥토닥 두드려 준다. 괜찮다고.
엄마에게 나는 더할나위 없이 소중했다고.
“아직도 나는 엄마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망각하고
계속 그리워할 지도 모른다.
엄마에게 단 한 번도 따뜻하게
계절을 묻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
따듯한 국 하나 끓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동안 엄마에게 무심했던 나자신이 떠올랐다.
그것은 엄마에게 무심하고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에 매몰되면서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엄마를 살뜰히 돌아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면서도, 그리워하면서도 못해준 일들은 참 많다.
이 책을 읽으면, 자책이나 미안한 마음보다는 따뜻함이 차오른다.
내가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만큼이나 엄마도 나를 보고 싶어한다는 마음도 든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이야기는 웃긴 면도 많다
요양병원에서 간호사선생님이 엄마를 할아버지로 착각한 이야기,
작가의 엄마의 절친이 담배라는 이야기,
엄마가 손주를 위해 금반지를 숨겨놨다가 겨우 찾은 이야기 등은
나를 웃게 만들었다.
마지막에 엄마가 그리울 때 하는 필수템도 좋았다.
나는 여기에 코로나 끝나면 해외여행 다녀오기도 넣고 싶다.
이 책은 나에게 따듯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선물해주었다.
***** 좋은 구절 당신은 '엄마'하면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가어떤 냄새가 당신을 사로잡는가당신은 엄마가 해주셨던 맛있는 음식을 소리내어 불러보라그때의 분위기같이 먹었던 사람들웃음소리 그 음식은 당신의 텅 빈 마음속까지 든든하게 채워 줄 것이다.당신은 이제 영원히 허하지 않고 든든해질 것이다.당신의 표정이 따뜻해진다.
당신 어머니의 미소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