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레터>는 평소에 좋아했던 사이먼 가필드의 신간이라 찾아보게 되었다. 사이먼 가필드는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지도 위의 인문학> 등으로 많이 알려진 작가다. 편지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20세기의 역사를 넘나들 수 있다니. 편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 속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익숙한 지금의 우리에게 편지란 어떤 의미일까.
<투 더 레터>는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에 걸맞게 편지에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편지 쓰기 안내서, 경매에 나온 편지들을 통해 마주하게 된 역사의 일부, 문학작품같은 명사들의 연애편지까지! 편지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이토록 다양하고 방대한 이야기를 엮어냈다.
“진정한 편지는 아주 드물고, 정말 고맙다. 그런 편지를 보면 누군가가 우리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나는 특히 드물게 아름다운 필체로 쓰인 편지에 감사한다.”
“누군가에게 할 말을 고민하고, 그들에게 힘을 북돋울 만한 걸 보내는 데 시간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편지를 보내는 게 의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로 편지를 쓰기는 어렵지만, 그 편지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고마워할지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노력을 쏟는다.”
편지에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에서 느낄 수 없는 고유한 진정성이 있다. 이것이 21세기에 다시금 편지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