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보는 세상은 맑다. 거짓말도 이렇게 맑을 수가 있을까? 제목을 보며 드는 생각이었다. 극과 극이 만나는 제목!
거짓없이 살았다고 자부할 수없는 삶이었다. 너무 투명하면 다가서기가 두려웠다.
적당히 가려주는 불투명함이 편안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저 마음속 얘기를 건네는 짧은 글들이 단촐해서 참 좋았다. 글이 짧다고 마음까지 좁은 것은 아니어서 단단함이 더 돋보이는 글들이었다.
문득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부터 알아온 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읽는 것 같아서 나도 답장을 쓰고 싶어졌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세상은 가볍지 않을 것같아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쓰지 않으면 옆구리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는 대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쓸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출현은 두려움일 것이다.
매끈하게 잘빠진 글보다 사람냄새가 느껴지는 글들을 더 많이 알아보고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섬에 내려가 오랫동안 살면서 그 시간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이 바로 책이었던 나로서는 섬살이를 정리하면서 그 책의 존재가 너무 무거웠었다.
도서관에 기증을 하려고 해도 책정한 기금이 있다고 정중히 거절하였다.
결국 책을 나눔하는 일도 사정을 해야하나 싶어 과감하게 소각을 했었다. 몸 한 편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소실감과 아픔이 느껴졌지만 누렇게 고사하게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어느 편이 현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저자의 무거움을 공감하게 된다.

어떤 것은 너무 쉽게 잊혀져서 어떤 것은 너무 잊혀지지 않아서 힘들었다.
대개의 삶들이 그렇지 않을까. 지나간 사랑은 지나가게 내버려두고 새로운 사랑을 껴안기를.
물론 그 사랑도 빛이 바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 운명에 각인된 인연들이라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고....간다.
수많은 거짓으로 글을 썼다고 해도 누군가의 삶에 깊이 와닿고 외로움을 견디게 해주었다면 그건 참이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쓰기를.
10월들어 가을이 제 존재감을 여지없이 드러나는 요즘, 잘 익은 글에 부글거리던 마음이 잠시 가라앉았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