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월드컵이 끝났다. 스페인이 우승을 했고 우리나라는 형편없는 성적으로 FIFA랭킹마저 주저앉았다. 이렇게 스타들이 많았는데 뭐가 문제였지.
신이 하늘에 있다면 인간은 참 단순하네 공 하나 쥐어줬더니 저렇게 잘 놀다니..하지 않을까.
그저 공 하나가 아니었다. 그 공 하나를 기가막히게 다루는 선수에게 열광했다.

보험조사관인 명관과 아들 준우역시 축구광이었다. 특히 최강민이 나오는 경기라면 놓치는 법이 없었다.
콜롬비아와 결전을 벌이는 날은 준우의 생일이었고 현장에 직접 가서 그의 경기를 보던 중이었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준우였기에 명관은 늘 조바심이 일었다. 하지만 오늘은 준우의 생일이 아닌가.
지고 있던 한국이 강민의 골로 역전을 했고 그 와중에 강민이 차버린 공이 관중석에 앉아있던 준우의 코를 강타하고 말았다. 코뼈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광경을 보던 현장의 관중들과 TV시청자들은 경악했고 강민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역풍이 불까싶어 그 부자를 집에 초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최강민의 열성팬이었던 명관과 준우는 한남동의 저택에 들어선 순간 다른 세상을 만났다.
명관은 어려서부터 안해본 일이 없었고 손재주도 뛰어났다. 그걸 눈여겨 본 강민은 그를 자신의 비서, 혹은 조수로 고용하기로 하고 비밀계약서를 쓴다. 월급도 3배가 넘게 올랐고 우상인 강민의 곁을 지킬 수 있으니 명관은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강민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필하게 된 명관은 강민에게 숨겨야 할 비밀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모델 출신의 미인 소미와 결혼을 했고 아이까지 임신중이었지만 강민의 바람끼는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출신의 모델 안젤라와 깊은 관계를 이어가던 강민은 가끔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늦어지면 명관을 대신 보내기도 한다.
명관은 혹시라도 그런 장면을 파파라치에게 찍히기라도 할까 늘 조심하지만 어느 순간 강민을 지켜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강민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것을 넘어서 아내인 소미까지 돌보게 된 명관은 강민의 불륜이 들킬 위기가 닥치자 강민과의 비슷한 외모를 이용해 대역까지 해가며 강민을 구해낸다.
강민에게 명관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강민은 명관의 아들 수술비를 대주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점차 더 대담한 명령을 내린다. 준우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

강민과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올리는 명관은 팔로워수가 늘어나면서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SNS일상은 명관에게 중독이 되었다. 팔로워들이 환호할 수록 자신이 날아오르는 것 같은 희열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이 날아오를 수록 나락으로 떨어지면 더 위험한 법.
거침없는 일탈을 일삼던 강민에 의해 죄까지 뒤집어쓰고 결국 그의 돌봄을 받지 못한 준우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명관에게 남은 것은 이제 복수뿐이다.

축구경기를 보다보면 수비수들이 공을 오랫동안 서로에게 패스를 하면서 공격수를 유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파우사'라고 한다.
힘을 지닌 상대를 잠시 방심하게 하거나 유인해서 허를 찌르는 전법.
축구선수 출신이기도 했던 명관은 철저하게 강민을 무너뜨리려고 이 전법을 쓴다.
그리고 그를 돕는 사람들. 혹은 그를 안심하게 해서 다시 무너뜨리려는 사람들간에 치열한 싸움에 책을 덮을 겨를이 없었다. 누군가는 악을 복수로 갚으면 안된다고 하지만 나는 반드시 복수를 해서 죄값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스토리에 지독한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