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가족들이 '코끼리'처럼 짓누르고 있다는 남편 밍런을 이해할 수 없었던 아내 정팡은 이혼을 마음먹는다. 자신의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오는 남편은 점차 가족에게서 멀어지는 느낌이었고 그저 아버지로서의 의무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열정과 사랑으로 결혼까지 이어진 기억은 없었지만 무난한 정도라고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치 딴 세계에 속한 사람처럼 겉도는 밍런에게 조금의 미련도 없었고 다만 두 아이의 양육과 앞으로의 경제적인 문제가 걱정스럽긴 했다.
밍런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생각한 정팡은 언니처럼 지내는 팡 언니에게 남편의 뒷조사를 부탁했고 팡 언니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밍런의 뒤를 캐보기로 한다.

애정도 없는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한 정팡은 이혼 후 해보고 싶은 일들을 메모하지만 대단할 것도 없다. 우선 두 아이를 3일씩 맡아서 보기로 하고 자유스러운 시간을 즐기는데 밍런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전혀 모르는 낯선 남자를 죽였다는데..

면회를 간 정팡에게 뭔가 간절한 부탁을 하는 밍런!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에 밍런의 암호같은 '다람쥐'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부탁을 수락한다.
하지만 다음 날 밍런은 구치소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부모는 큰 아들에 이어 둘째 아들 밍런마저 잃는 충격을 받는다.
두 형제는 일반적인 형제들보다 더한 친밀함을 나누던 사이었는데 갑작스런 형의 죽음이후 밍런은 성격마저 이상하게 변했다고 한다. 결혼도 자식을 둔 이유도 대를 잇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이라는 말과 함께 겉돌더니 스스로 죽음까지 이르게 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정팡은 한 때는
밍런과 육체적인 관계까지 나누었다는 안커와 함께 밍런이 남긴 단서를 따라가게 된다.

남과는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변태라는 이름으로 내쳐야 하나, 남다른 취향일 뿐이라고 감싸주어야 하나.
그저 사랑이 식어버린 부부의 이혼기라고 생각했던 스토리는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치는 탐정물처럼 변화한다.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라는 제목은 남편의 비밀스런 삶을 벗기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 같다.
냉담해진 상대로 인해 버림받은 것 같은 상황은 자칫 내 매력이 없어졌거나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피해자는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주인공은 오히려 죽음으로 자신의 비밀을 지키려했던
남편을 이해하고 감싸주기로 결심한다.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