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파괴의 주범인 전쟁으로 인해 의학이 발전하고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났었고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끔찍한 전쟁은 상처와 죽음으로 이어졌고 특히 신체의 부상중에서도 얼굴의 손실은 심각했다.

팔, 다리가 잘려져 나가는 것도 끔찍했겠지만 코와 턱을 사라지게 하거나 눈알이 빠지거나 심지어 얼굴의 반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당한 군인들은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여길만큼 마음의 상실은 엄청난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매독으로 인해 코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랬지만 코나 눈이 없고 턱이 날아간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남은 생을 그런 몰골로 살아야 하는 사람이나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의 외모를 복원하고자 애썼던 외과 의사가 있었다.
해럴드 길리스였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의학공부를 한 길리스를 '성형수술의 아버지'로 만든 것은 바로 세계1차 대전이었다. 처음에는 외과 의사로 부상당한 군인을 치료했었지만 손실된 군인들의 참혹안 모습을 보면서 점차 '얼굴 만들기'의사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초기 성형 수술은 정말 형편 없었다. 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발라디같은 치과의사가 필요했고 얼굴의 전체적인 모습을 구현하는 미술사도 필요했다. 다행이 의료 공부를 한 화가도 있었다.
그렇게 하나 둘 '얼굴 만들기' 어벤저스가 형성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그 진화의 과정속에 등장하는 전쟁의 참상은 끔찍하기만 해서 절로 얼굴이 찡그러졌다.
인간의 본성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적군의 살상을 높일 정교한 무기들이 발달되어 갈수록 사망자와 부상자는 늘어만갔고 그에 따라 의학의 진보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저주인가 축복인가.

지금도 전쟁은 진행중이고 드론과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불행은 좀 덜 해질 수 있는 것인가. 인간의 본성을 마주하는 이 책을 끈기있게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수많은 군인들의 희생과 그걸 회복해보려는 의사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는다.
저자가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아픔을 마주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메스가 수류탄보다 강하고, 펜은 더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 저자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