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이나 명리를 과학이라고 생각하고 정확한 통계로 이해하고 믿는다.
얼마 전 읽었던 명리학과 명상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도 우주, 인간, 사물, 자연에 관해 많은 공부를 해야만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이런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게으른데다 사실 조금 어렵게 느껴져 머뭇거리고 있는 중이다.

서양에서는 타로점을 많이 본다고 알고 있다. 나도 몇 번 경험을 했지만 그저 그 순간 내가 선택한 카드에 의해 삶이나 미래가 설명된다는 점에 신뢰가 가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서두에 저자의 말처럼 점을 봐주고 사주를 풀어주는 것보다는 상대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도움처럼 여기라는 말이 훨씬 더 와 닿았다. 물론 그 시간 나도 모르게 선택한 카드에 의해 나를 읽힐 수 있다는 점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생기기도 했다.

나는 이소설이 완전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등포우체국에서 문래동으로 넘어가는 그 길이 자꾸만 떠올랐다. 큰 길 2층에 유명한 맛집이 있고 고가도로전부터 시작되는 철공소들의 허름한 모습들도 떠올랐다. 얼마 전 읽었던 문래동을 등장한 소설에서 말하듯 이제 문래동의 예전의 문래동이 아니라고 한다. 아직 철공소 몇 곳이 남아있긴 하지만 젊은이들이 들어가 카페나 문화사업같은걸 많이 한다고 한다. 구(舊)와 신(新)이 만나 아주 조화로운 동네로 거듭난 것 같았다.

그런 곳에 정말 존재할 것 같은 '타로카페 해꿈'. 사실 최근에 이곳 저곳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동네에 타로카페가 정말 많아진 것을 본다. 재미로 보기도 하고 정말 상담이 필요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젊은 세대들에게도 생각할 것들, 선택할 것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 타로카페의 주인장 승우는 타로카드를 통해 사람의 내면을 본다. 오랜 연구와 자신의 힘겨웠던 어린시절의 견디는 시간들이 빚어낸 신비란 능력을 가지게 된 모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남자, 연인의 집착으로 도망치고 싶지만 두려운 여자, 쌍동이 오빠의 죽음으로 늘 악몽에 시달리는 여자, 부모님의 갈등이나 가난때문에 삶을 포기하려는 여고생등....
이 해꿈카페와 인연을 맺는 사람들의 사연은 다양하고 아프다.
주인공 승우는 그런 사람들의 얼굴에서부터 남들과 다른 기를 읽어내는 재주가 있다.
그리고 타로카드로 그들이 처함 어둠에서 점차 밝은 곳으로 이끌기 위해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다.
아마 실제 이 책의 저자나 지인의 경험담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런 능력을 가졌다는거 자체는 힘든 사람들에게는 축복이지만 자신의 삶은 늘 묵직할 것 같아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그럼에도 문래도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은 타로카페 해꿈에 가서 따뜻한 차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남은 삶은 또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궁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