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왕눈이님의 서재
  • 그 여름의 항해
  • 앤 그리핀
  • 16,200원 (10%900)
  • 2025-07-23
  • : 67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 일곱살 딸 시어셔가 사라졌다. 그 아이가 탔던 자전거만 집앞에 쓰러져 있었다.

잠깐 어디로 간 것뿐이라고 생각했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었다. 그렇게 8년이 흘렀다.

그 아이가 살았다면 이미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엄마인 로지는 아직 그녀가 살아있고

다시 돌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남편인 휴와 시어셔의 남동생 컬리는 이미 마음을 접은 것 같았다.



아일랜드 본토에서 떨어진 섬 출신인 로지는 스물 두 살에 섬을 떠났었다. 휴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섬과 휴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하는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할만큼 로지는 섬을 사랑했고 이브니스를 사랑했다. 이브니스는 본토와 섬을 오가는 페리로 로지네 집의 상징이었고 심장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섬을 떠나 스물 세살이 되던 해 딸 시어셔를 낳았고 시어셔가 사라진 8년후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남편 휴와는 좁힐 수 없을 만큼의 틈이 생겼고 서로를 보면 시어셔에 대한 상처가 더 벌어졌다.




캡틴인 로지의 아빠는 허리가 좋지 않았고 간절하게 딸이 다시 돌아와 이브니스를 운행해주길 바랬다. 잊은 줄 알았는데 로지는 여전히 이브니스를 사랑했었고 잠시나마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섬에는 로지는 잘 아는 사람들이 있었고 처음에 로지는 그들을 멀리했었다.

시어셔에 대해 물을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섬을 찾아온 이기라는 남자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를 편안하게 대한다. 섬과 페리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로지는 다시 휴에게 돌아가야 했다.



시어셔를 보내야했지만 로지는 반드시 돌아오리란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다른 가족들의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좁혀질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것일까. 로지는 다시 섬으로 되돌아가지만 새로운 위기가 그녀를 맞는다.

이브니스는 더 이상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페리호가 되었고 빚이 쌓였던 것이다.

아버지는 집과 땅을 저당잡혀 간신히 유지해오고 있었고 이제 상환기일을 더 늦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로지가 마지막 희망인 이브니스마저 로지곁을 떠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로지의 믿음대로 시어셔가 돌아왔다.


자식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로지와 그 가족들이 겪었을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마음들.

챕터 사이에 시어셔의 행방을 유추할 수 있는 몇 줄의 글들이 있었다. 그게 시어터의 실종당시의 상황들이다. 이 소설은 시어터의 실종이 근간이긴 하지만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은 아니다.

결국 실종의 원인과 범인이 밝혀지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겪는 무수한 고통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에 대한 선택과 우연과 운명같은 것들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소설이다. 그래서 아프고, 끝내 밝혀지지 않는 사건의 모습이 아쉬우면서도 감동을 더해주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