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라국, 왕의 아들로 태어난 두 형제, 형은 영민했고 선량했지만 아우는 포악했다. 왜 둘째 아들이 왕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왕위에 올라 몇 년간은 선정을 베풀었으나 자신의 왕위를 노리는 형과 대신들을 경계한 것일까. 나라는 공포에 빠졌고 아부하는 자만 늘어갔다.

왕의 형인 부원군 영유에게는 딸 윤해가 있다. 왕손이라는 것이 오히려 목숨을 위협하는 시대였다.
왕은 자신에게는 충신이지만 폭정이 심한 집안의 아들과 윤해를 혼인시키려 한다. 하지만 남편감은 윤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죽이려고 한다. 죽음의 순간 윤해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힘을 모은다. 그러자 갑작스럽게 나타난 짐승이 남편이 될뻔 했던 사내를 거대한 입으로 삼키고 만다. 그렇게 남자는 죽어버렸고 윤해는 그 죽음에 책임을 물어 북방지역 슬룸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끝도 없이 펼쳐진 초원의 변방인 슬룸은 말과 기병, 그리고 문도 없이 벽만 끝없이 이어진 신비한 거문담이 있는 곳, 나르타킨이라는 신비한 인물을 만나면서 윤해는 생생한 꿈들을 꾸게 된다.
오래전 복장을 한 여자! 처음에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꿈이 거듭될 수록 서로 말을 하게 된다. 마로하라는 여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라국에서 별을 살피는 일을 하는 은조는 어려서부터 윤해를 알았다. 그리고 오래된 고서를 뒤지다가 1021이라는 숫자에 대해 알게되고 그 비밀을 따라 윤해가 머무는 술름고리에 당도한다.
이미 결혼하여 잉꼬부부로 소문난 은조이지만 윤해에게서 알수 없는 설레임을 느낀다.
연정일까. 윤해와 은조는 1021이란 숫자의 비밀을 함께 풀어간다.
그 비밀이 적혀있다는 초원의 비석에 도착한 다르나킨은 잊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비석의 뜻을 일러주며 어린 아들을 다독이던 부모들. 그 비석에 새겨진 엄청난 비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연정의 마음을 품게된 윤해에게 어떤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참으로 신묘한 소설이다. 몇 천년, 아니 몇 만년전부터 어떤 주기로 일어나는 거대한 사고!
그리고 그 사고를 예감하고 막아냈던 예언자들. 그 운명을 타고난 여자는 스스로의 힘을 믿지 못하지만 꿈을 통해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폭정에 시달리는 사라를 구하고 자신의 삼촌을 폐하고 주변국을 복속시키려고 마음먹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장에서 윤해는 교묘한 전술로 승리를 하게 되지만 다가오는 멸망의 그림자를 어찌 멈춰야할지 알지못한다.
오랑캐라고 칭하던 시절어디쯤인가가 무대인듯도 하지만 시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비한 예언자, 마법사들이 등장하고 전술에 능한 기병들이 초원을 누비는 스텍터클한 무대가 압권이다. 3G작업을 한다해도 어마어마한 전장터를 구현내는게 어려울만큼.
전장을 누비는 장수가 여자인 것도 상관없는 시대라는 것이 마음이 든다.
그리고 결국 자신을 믿고 스스로 구원하는 것에 희망의 열쇠가 있다는 것도 위안이 된다.
다채로운 소재의 소설을 쓰는 작가의 깜짝놀랄 마법판타지 소설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