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버킷리스트에는 세계의 멋진 도시에서 한달 씩 살아보기가 있다.
이미 오래전 소망했지만 이젠 거의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
경제적인 여건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게 이러저러 마음속으로만 배낭을 꾸리고 있다.

100여개국을 여행했다니 정말 부럽기만 하다. 나는 고작 4개국쯤 여행했던 것 같다.
공부하기 위해 미국, 출장으로 일본, 태국, 프랑스에 다녀온 것이 전부이다.
다행인것은 출장의 목적이 휴양지를 둘러보는 일이라 조금 한가하면서도 지친 일상에 나름 휴가를 즐기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외모나 체력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마음속에 굳은 살이 박힌다는 표현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아니라 무뎌지는 감정들.
어찌보면 그래서 삶이 고요해지는 장점도 있겠지만 열정 역시 식어감을 숨길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여행을 떠나라고 권유하는 것 같다. 신선한 자극을 위해, 지친 삶을 위해.

'나를 왕처럼 대접할 후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아 그렇지. 나는 나를 잘 대접해왔는가 되돌아본다. 그저 열심히는 살았는데..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만 하고 정작 나는 나를 홀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저자는 자신을 정말 잘 대접해온 사람인 것 같아 존경스럽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러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가지 못했던 길,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일까.
저자가 말하는 여행의 기쁨, 설레임, 생각지 못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여행은 인생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겪었던 일을 나도 비슷하게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 순간 내가 죽음을 많이 두려워한다는 것을,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에 후회의 감정이 밀려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는 여행은 '출발'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다시 돌아오기 위한 출발이라고 적고 싶다. 여행이 잦은 저자에게 돌아온 집이 낯설기도 하겠지만 나는 늘 더 반가웠었다. 이렇게라도 짧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