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아이?)는 낼 모레가 마흔이고 둘째도 서른에 가까운 나이에 이르렀으니 언제 내가 얘들을 키웠나 가물거린다. 그럼에도 힘들었던 기억들은 지워지지 않는다.

정말 고통스런 진통끝에 아이를 낳고 이제 몸좀 편해지겠구나 싶었는데 지옥같은 육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우리아이들은 순한 편이라 남들에 비해 고생을 덜했지만 서너시간만에
우유를 먹이는 일이 참 힘들었다. 아이를 낳고 나면 잠도 많아지고 우울증도 찾아오는 와중에 먹이고 치우고 씻기는 모든 일들이 정말 힘에 부쳤다. 옛날 어머니들은 어떻게 10남매를 낳아 키웠을까.

이제 육아 11년 차, 감성이 유독 예민한 딸 유니와 예의 바르지만 아직은 막내티가 흐르는 태태를 돌보는 일상을 보니 웃음이 나오다가 공감이 되다가, 잘하고 있나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밀려왔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부모라는걸 꼭 알려주고 싶었다.

최근 방송하고 있는 드라마 '라이딩'을 보면서 극성 부모들의 지독한 교육열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아는 친구도 서울 끄트머리에 살면서도 아이들을 대치동 학원에 라이딩 하더니 결국 좋은 대학에 보냈다. 부럽다기 보다는 그 열정이 내게 없다는 사실에 우리 아이들은 좀 행복하지 않았을까 나름 스스로 위안을 해보다가 만약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우는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좋은 대학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수포자 유니를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그래도 기본은 해야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엄마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무뚝뚝하게 보이는 경상도 남편도 넘 다정하고 좋은 아빠였다.
엄마를 서로 차지하려고 침대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를 좋아하는지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조금 키워보면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을 그 날이 온다.
어쩌면 감성이 풍부한 유니는 사춘기가 왔을지도 모른다.
갱년기와 사춘기가 격하게 부딪혔던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멀지 않은 미래의 유니네가 어떤 그림이 될지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참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보았다. 태태가 원하는 쌍동이 동생이 태어날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너무 인기가 좋아 여자친구가 자주 바뀔지도 모를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에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중한 일상, 그게 행복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유니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