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는 유니버스」 송은주 지음 / ㅁ(미음)
purple9010 2023/10/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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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마니아가 사랑한 세기의 여주인공들.
「드레스는 유니버스」 송은주 지음 / ㅁ(미음)
《위키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클라우드 아틀라스》, 《선셋 파크》, 《시대의 소음》, 《설득》 등 수많은 걸작을 번역해온 송은주가 이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고전 속 여주인공들에 대해 직접 들려준다.
독립심 넘치는 제인 에어, 로맨스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려고 가정을 내다 버리는 에마 보바리, 삶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부잣집 딸 데이지 뷰캐넌, 낭만적인 로맨스를 꿈꾸는 발랄한 동생과 비교되는 재미없는 모범생 엘리너 대시우드, 몰락했음에도 허세를 부리며 자기 객관화를 하지 못하는 블랑쉬 드보아, 남편의 약에 독을 타는 테레즈 데케루 등 도발적이고 위험한 여덟 여주인공의 매력과 숨겨진 이야기.
공교롭게도 이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딘가에 조화롭게 섞여들기 힘든 곤란한 인간들이다.
「드레스는 유니버스」 는 숱한 편견과 오해에 휩싸여온 여주인공들에 대한 뜨거운 변론서다.
「드레스는 유니버스」 를 읽고 내 상식선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어쩌면 다 나의 편견에서 만들어진 것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에서 읽은 글 중 ‘안 읽은 사람을 설득할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할 때 결과만 보고 자기 자신이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비난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과 원인과 결과를 모두 보고 판단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결과만 보고 판단한 사람은 결과 자체만을 보고 판단 했기 때문에 결과가 곧 사실이라고 믿는다. 반면 원인과 결과를 모두 보고 판단을 한 사람은 적어도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처지에서 비난 받을 짓을 했는지,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라도 해볼 수 있고 그에 따라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에마 보바리도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착실한 남편을 두고 불륜과 사치에 빠진 여자다. 하지만 [마담 보바리] 소설을 읽어보면 불륜이 아닌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때와 지금의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작가는 현재의 사람들이 SNS에 전시된 타인의 온갖 욕망에 포위당해 살아가는 것을 빗대어 에마의 후손이라고 표현하며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그 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우아하고 순종적이며 점잖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레스는 유니버스」 에 소개된 8명의 여주인공들은 그 시대의 여성상과 비교해 봤을 때 파격적이고 다채로운 반란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속에서 어울려 살기 힘들정도로 무모하고, 영리하고, 사악하다. 이 책의 저자는 숱한 편견과 오해에 휩싸여온 여주인공을 뜨겁게 변호하며, 그들의 자본주의 시대를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과 접점을 발견한다. 이러한 접점들 때문에 독자들은 여주인공들의 행동에 공감하고 매혹당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완독하고 여운이 가시지 않던 중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엽서에 적힌 글이 생각났다.
책 맨 뒷장의 판권면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드레스는 유니버스」 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고전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표지가 어떤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표지의 앞뒤 면부터 양 날개까지 모두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인쇄했고 표지 종이로는 일반 흰 종이가 아니라 색지를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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