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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님의 서재
  • 상상 라디오
  • 이토 세이코
  • 10,800원 (10%600)
  • 2015-02-10
  • : 130
상상력이란 정말 대단한 존재다
이토 세이코 작가의 엄청난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천천히 글을 읽었고 그리고 조금 울었다 
책 속에서 밤마다 울려 퍼졌던 
아크의 라디오방송이 내게도 들렸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담아서 울었던 것 같다
삼나무꼭대기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디제이 아크
방주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아크는
말 그대로 홍수에 떠밀려
삼나무가지 끝에 쓸쓸하게도
혼자 남은 배처럼 걸쳐져 있었다.
상상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상상라디오의 진행자를
자원하고 밤마다 그는 상상속 청취자의
사연을 읽어준다.  
명랑하고 쾌활하게 .... 소식이 끊어져 버린
아내와 아들의 이야기를 전할때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는 멋진 디제이였다.   
그런 그가 선곡해주는 노래들은
또 어찌나 사연에 알맞춤한 선곡인지
노래 한 곡만으로도 아크와  사연의 청취자와  
나 역시도 따뜻하게 위로 받았다.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노래 한 곡에
새삼 눈물겨워진다.

뜻밖의 사고로 갑자기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인다면 뒤에 남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본다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자연의 거대한 힘에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마음에 담아 두고 있던
말이 있었다면 그 무거움때문에
영혼이 새털처럼 가벼운 무게로
떠나가지 못할 거란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억울하고 당황스럽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어리둥절함
그런 때에 빛처럼 들려 오는
상상라디오의 시그널.
상상라디오방송을 귀 기울여
듣고 싶어 하는 작가 S씨처럼
나도 그 방송국에 편지를 쓰고 싶다.
갑작스럽게 악화되어 말 한마디
못 나누고 영영 헤어진 엄마에게
여전히 그리워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사연을 남기고 싶다.
디제이 아크가 내 사연을 읽어주고
그리고 꿈에서라도 엄마의 답장을  
받아 보고 싶다. 

[ 살아 있는 나는 세상을 떠난 당신을
늘 생각하면서 인생을 보낼테고
죽은 당신은 살아 있는 나의 부름을 바탕으로
존재하고 나를 통해 생각하는 거야  ...
죽은 사람을 껴안는 것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이 서로
껴안고 가는 거라고. ]


본문에 나오는 이 말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여전히
가령 아크가 부재중이어도
상상라디오방송을 늘 기다릴 것이다.
주파수만 맞아진다면
깊은 한 밤중 어느 때쯤
우연하게 들려 올지도 모른다.
이별의 말 한 마디 못 나누고
헤어진 모든 이들에게
죽었다고 잊혀지는 건 아니란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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