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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님의 서재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처음 봤을 때
어딘지 어설퍼보이고
서툴게만 보여서
에게게? 무슨 만화가 이래?
했었다
근데 한 장 한 장
그림을 보고 글을 읽는데
낡은 보일러에 온기가 돌 듯이
조금씩 천천히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갓 지은 밥냄새가 그림에서
풍겨 나오고 아,이 사람
마음이 참 따뜻하구나...
괜히 한번 더
빙그레 웃게 만들었다.
지금 읽고 있는 산문집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도
만화처럼 훈훈하다.
사람이 글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고 또 그 민낯을
보는 게 마치 내가 거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
그건 그만큼이나
공감했다는 뜻이겠지.
어쩐지 마스다 미리처럼
쉽게 솔직하고 편안한
글을 쓰고 싶어진다.

내 글은 늘 종이가
아닌 생각이란 공간에
쓰여진다
멍하니 있을 때
이런 저런 온갖 글들을
빈 공간에 적고 그 위를 까만
크레용으로 덧칠하고
결국은 까맣게
덩어리져있다가
옅어지고 흩어진다.
멍자국이
사라져가는 것처럼.

마스다 미리의 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나도 종이에 뭔가를
기록하고 싶어졌다.
무슨 말로 시작을 할까?
흩어지고 사라져 버린
생각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오지?
고민하다가 문득
지난 번에 읽었던
마스다 미리의 만화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인생이 뭐지? 어떻게 사는게
옳은 인생인가 고민하기보다
인생이 나에게 이제 어떻게
할거야 라고 질문하는 거라고
그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면서
살면 그게 모여서
곧 내 인생이 된다라는 것.
그렇다
지나가버린 걸 아까워하지말고
지금에 충실하자
노트 한 권을 펴고
바로 지금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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