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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님의 서재
[ 피리술사 ] 편집자 후기중에서.

미시마야는, 에도에서 장사를 시작한
주머니 가게의 이름이다.
이곳에서 한 아가씨가 기이한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이 자리에 엄격한 규칙은 없다.
화자는 말하고 버린다.
청자는 듣고 버린다.
그것만이 규칙이다.
그 미시마야에 한 사람씩,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찾아 온다.
가슴속에 맺혀 있던 이야기를
털어 놓은 사람들은
그렇게 털어놓음으로써
마치 보이지 않는 짐을 부려 놓은 듯
모종의 평온을 얻는 것 같다.
그 평온의 온기가 이야기를 듣는 이의
마음에도 등불을
밝혀 준다.
영혼이 부서질 정도로
비극적인 일을 겪은 이에게 어지간한
위로나 격려는 별 소용이 없으며,
그보다는 차라리 이런 식으로
이야기들에서 실을 자아내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꿰매어 수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지않을까, 를
고찰해보고자 이 시리즈를
쓰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아, 역시 미야베미유키....^^
글자 하나 하나마다
제각각의 온도를
갖고 있어서
어떤 문장에서는
발바닥이 화악 따뜻해지고
또 어떤 문장에선 가슴 한 가운데에
화로를 쓰윽 밀어 둔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작가다.
미미여사의 시대물 시리즈는
단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전부
읽었는데 작가가 책 속의 여주인공
오치카를 자신과 함께 나이 들어
가는 모습으로 그 일생을
그리고 싶다고 하니 정말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이 시리즈물은 계속 꾸준히
나올거라는
기대를 갖게 하니까 말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산장의 이야기를 다룬
[ 기치장치 저택 ]은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울고 싶다는 마음은
손톱만치도 없었는데
책에 씌여진
글자의 온기들이 음표처럼
마음을
두둥 두둥 두드린다.
정말이지 멋진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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