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막막할 것이다. 우울증은 실체도 없이 엄청난 전파력을 가져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상까지 천천히 파괴하게 될 것이다. 우울증은 나와 상관 없다고? "자신이나 가족 혹은 친구가 평생 한 번도 우울증을 앓지 않을 확률은 거의 로또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는 저자 서문처럼, 우울증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이 책은 우울증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친구나 가족이 평소와 이유 없이 다를 때, 예민하게 인지하기 위해서. 울적하고 가라앉는 마음, 의욕이 없고 좋은 일이 없다는 느낌, 쓸모 없는 인간인 것 같거나 죄책감이 드는 기분, 불안하고 무서운 기분,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 같은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수 있음에도, 무시하고 외면하기 쉬운 증상들인 이유다.
그때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질병의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연락을 취할 것,상냥한 질문을 건넬 것을 안내한다. 특히 부적절한 표현과 권하고 싶은 표현의 다양한 예시를 제시해줘 스스로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만약 어떤 상황이 생기게 됐을 때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지 않더라도 먼저 해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완치한 환자의 절반이 재발을 겪는다고 한다. "두 번 우울을 겪은 사람은 재발 가능성이 70퍼센트이며, 세 번 경험한 환자는 재발 위험이 80퍼센트에 이른다"고. 우울증의 신호를 빠르게 인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우울증 치료 방법에 관한 부분 중에서
생각을 억누를 수는 없어도 생각을 믿지 않을 수 있다. 마음 챙김을 한마디로 요약한 핵심 주장이다. 이 방법의 목표는 온전히 '지금 여기에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마음 챙김의 한 가지 출발점은 우울증을 부정하지 말고 우울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다. 우울증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야 현실에 맞설 수 있다.
효과적이고 빠른 우울증 치료법은 바로 운동이다. 일주일에 최소 세 번, 가장 좋은 것은 매일 최보 30분씩 파워 워킹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 경중증 우울증까지도 항우울제 복용에 버금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나까지 우울증에 빠지지 않으려면?
1. 환자가 아닌, 나부터 제대로 챙길 것
('산소 마스크'는 당신이 먼저 써라)
2. 환자와 적당한 거리를 둘 것
3. 상대가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마라
4. 매일 시간을 내서 즐거운 일을 하라
5. 너무 야단치지 마라
"매일 조금씩 읽어 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한꺼번에 스스륵 읽고 나면 당신의 기분도 따라 우울해질지 모르니까." 라는 저자의 친절한 당부처럼 이 책은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재 혹은 미래를 위해 알아야 할 안내서가 아닐까 싶다.
* 을유문화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