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피는 새끼 고양이였을 때 포근하고 안락한 환경의 집에 입양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4년 뒤 주인인 마거릿이 고령과 노환으로 죽자 상황이 급변했다. 마거릿의 사후 처리를 하던 마거릿의 딸 린다와 사위 제러미가 알피를 보호소로 보내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알피는 길 아래쪽에 사는 고양이 마비스의 조언에 따라 스스로 새 주인을 찾아 떠난다.
길을 나선 알피는 도처에 도사리는 위험을 몸소 체험하며 세상이 얼마나 위험하고 적대적이며 냉혹한 곳인지 빠르게 알아갔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자 하는 알피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알피를 위협하는 온갖 세상 풍파 속에서도 다행히 따뜻한 도움의 손길은 있었다. 그중 '단추'라는 고양이는 주인이 한 명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피에게 일깨워 주며, 한 집에 오래 머물면서 다른 집 마당에도 가서 또 다른 보살핌의 손길을 기다리는 '마당냥이'의 삶을 알려주었다. 이는 주인을 잃음으로써 보금자리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알피에게 매력적이고도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알피는 단추의 조언을 받아 가족이 많이 살며 더 친절한 구역인 에드거 로드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집에 '판매 중'이나 '판매 예정'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많았다. 이에 알피는 그곳에서 여정을 멈추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물색했다.
며칠 후 알피는 막 이삿짐을 내리는 한 집을 주시했다. 아주 많은 이삿짐들 중에서도 푹신한 가구들이 맘에 들었던 알피는 그곳을 자신의 집으로 정하고 일꾼들 몰래 집으로 들어가 그 집의 주인을 기다렸다. 이삿짐이 전부 옮겨지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만난 그 집의 주인은 클레어라는 이름의 슬픈 눈을 가진 금발 머리의 여자였다. 알피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그녀를 필요로 하는 만큼 그녀도 알피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어떠한 거부감도 없이 클레어와 알피는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알피는 클레어라는 주인이 생긴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알피는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가족을 찾아 눈여겨 봐두었던 46번지의 집으로 갔다. 알피는 그 집의 주인인 조너선이 자신을 좋아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라며 조너선에게 구애를 펼친다.
그러면서 동시에 더 많은 선택지를 위해 22번지 땅콩주택에 사는 폴리와 맷 부부의 집과 프란체스카의 집으로 가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데….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나름의 상처와 아픔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 알피를 만나고 알피와 교류하면서 알피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등장인물들 모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해 나가거나 이겨내고 행복을 찾아간다.
소설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알피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라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알피의 귀여운 모습엔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상대에게 고양이로서의 최선의 성의를 보여주며 구애를 하는 알피의 모습은 너무나 당혹스러워 '알피, 그거 아니야! 응~ 아니야!! 제발 그렇게 뿌듯해하지 말라고~!!!'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야기 속 고양이 알피는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안정을 바라지만 그저 일방적으로 보살핌과 애정을 받기만 하진 않는다. 알피는 자신이 가족으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한다.
사람들은 그러한 알피에게서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또한 이야기는 완전히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알피라는 매개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 나은 삶을 살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은 삶이란 타인과의 건강하고 올바른 관계 속에서 비로소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주는 묵직한 감동과 따스한 힐링은 읽는 모두에게 귀한 선물이 될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