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김명훈님의 서재
  • 묵계 1
  • 최성현
  • 15,300원 (10%850)
  • 2024-05-03
  • : 168
https://www.instagram.com/nemo_sparrow
https://m.blog.naver.com/curlyhoney

📓묵계, 한양의 사람들 - 최성현

묵계(默契) : 말 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음.
또는 그렇게 하여 성립된 약속.

이 책은 『역린』 최성현 작가의 10년 만의 신작이다.
총 9부작으로 구성 예정인 장편 역사소설이다.
『묵계 - 한양의 사람들』을 시작으로, 근현대에 이르는
총 9부작 대하 장편 소설의 집필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동시에 영상화 준비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최성현 작가는 역린, 그것만이 내 세상, 협상을 제작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글도 잘 쓰고 영화도 잘 만들다니.

_
18세기 정조 말엽의 조선 뒷골목을 장악한 인왕산 패라는 가상의 조직을 소재로 암투와 계략, 배신과 복수를 팩션으로 담아냈다. 권력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온갖 인간들이 나온다.

몰락한 양반가 유생 이륜은 임신한 아내가 병을 얻게 되자 약 값을 위해 인왕산패의 하우도를 만난다. 하우도의 책사 역할을 하여 그를 조선시대 뒷골목을 장악하는 전국구 거상으로 만든다.

하우도의 아들 상익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귀하게 자란다.
그 결과 술과 기생만 찾아다니는 난봉꾼이 되고, 우도는 그런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상익은 살인을 저질러 아버지의 눈 밖에 나게 되고, 이륜의 아들 강하를 후계자로 삼는다. 그리고 강하는 후계자의 자격으로 나선 첫 임무, 인왕산패와 앙숙인 적들의 본거지로 쳐들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을 무사히 해낸다.

얼마 후 어머니의 책략으로 상익은 다시 인왕산패의 후계자로 복귀하게 된다. 자연스레 후계자의 자리를 상익에게 다시 내어준 강하. 하지만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한 강하를 곱게 볼 리 없는 상익은 이륜과 강하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사이 인왕산 패거리를 무너뜨리려는 도라지는 정치 공작으로 한양에 입성 후 발을 넓히기 시작하며 1권은 끝이 난다.

-
1권은 등장인물 소개 편이라 해도 좋다.
이륜, 강호, 하우도, 상익, 경수, 장문정, 화홍, 도라지,
소향, 하 씨 부인 등 캐릭터 특성이 강하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여자들‘이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집념과 복수심 강한 여성들이 많이 나온다.

각 챕터별로 인물의 이름과 배경을 소개하는 짧은
에피소드가 나온다.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초반에는 좀 헷갈린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몰입감이 확 생기므로 참으시길.
그래서 후속편부터는 더욱 몰입이 가능할 듯하다.

하우도의 아들 상익이 이륜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나중에 둘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생기겠구나 싶은 암시다. 1권은 이륜과 하우도의 이야기였다면 2권부터는 다음 세대인 강하와 상익의 이야기가 아닐까.
아마도 어떤 구실로 상익이 이륜을 없애고, 강하가 아버지 복수를 하기 위해 세력을 키워 나가는 그런 이야기?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제목인 ‘묵계’의 뜻이 어울리는 관계는 이륜과 하우도.
앞으로 어떤 인물들이 제목에 걸맞은 관계가 될지.
참고로 인왕산은 인왕제색도의 그 인왕산이다.

-
등장인물이 많다.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매력 있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채경수와 하상익, 도라지, 장문정.
사실에 기반한 인물이 섞여있어 현실감도 살렸다.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속도감 있어서 인물 파악이 끝나면 시원한 내용 전개로 책 페이지가 쭉쭉 넘어간다.
재미있다는 뜻.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 채경수, 우포도청 포교.
양화진 사건을 계기로 인왕산 패와 얽히게 된다.
재물도 승진도 모두 거 절한 자.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한 성깔 한다.
인왕산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상익을
검거하는 장면에서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고 재미있었던 장면.
앞으로 자주 등장했으면.

낯선 조선시대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주를 보며 눈알을 위아래 굴러가며 읽어야 한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머릿속에 넣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이때는 노문학을 읽을 때처럼 등장인물 관계도를
메모하고 읽으면 도움이 된다.

-
영화감독으로만 알던 최성현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표현과 문장력이 탄탄했다.
입체적인 캐릭터와 시원한 전개가 장점이다.
역사와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최성현 작가는 예전 작품 ‘역린’에서 영조와 정조를
다룬 적이 있고, 묵계는 다시 정조의 시대이다.
최성현 작가는 영조, 정조를 좋아하는 사람인 걸까.
내가 좋아하는 소현세자에 관한 이야기도 써줬으면.

영화감독의 글이라 생각하고 읽어서인지
한편의 영화 시나리오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채경수와 강하, 문정, 상익, 그리고 도라지.
가상 캐스팅을 하는 재미도 있었다.
많은 캐릭터로 인해 다룰 이야기가 많으므로,
영상화가 된다면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제작됐으면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