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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님의 서재
  • 동물신학
  • 가정호.송영목.홍석진
  • 18,000원 (10%1,000)
  • 2024-12-31
  • : 885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많은 질문들을 받는 것은 당연한 삶인 것 같다.

하나님이라는 신을 믿는 다는 것은 이성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이 땅에서는 이성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분명 신앙과는 거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니, 오히려 질문이 있는 신앙은 건강한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맹목적으로 '아멘'을 외치는 것보다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앎'의 영역에서

질문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본질을 건드리는 신앙을 살아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건강할 순 없을 것 같다.

솔직히 그런 많은 질문들 중에 난감한 질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에 하나를 꼽자면, ​"목사님~ 우리 뽀삐도 죽으면 천국에서 만날 수 있나요?" 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그 어느 시대보다 늘어난 요즈음 심심찮게 듣게 되는 질문이다.

MBTI의 'T' 기질을 발동하여 답변을 하자면, 그런 질문을 던지는 성도들에게 드는 생각은,

'뽀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구원을 받으셨는지...'가 더 앞서곤 한다.

그럼에도 현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이 질문들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반려동물과 관련된 목회의 모습들이 나타나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언젠가는 이 현실에 대해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하고, 성경적 반응을 해야 하는지 준비는 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 이런 것을 배울 곳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전국 어느 신학교에서도 '동물'과 관련된 신학 교과목은 아직까지는 없다.

신앙서적 중에는 관련된 것이 있을까 찾아보아도 쉽지 않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한 권의 책이 있다. <동물 신학>

#세움북스 출판사에서 24년 마지막 날 출간해 낸 서적이다.

'전통적인 신학과 철학, 목회적 관점에서 동물 이해하기'

그저 동물과 관련된 성경의 에피소드를 펼쳐놓았다고 하더라도 관심이 있었을 것인데,

이것을 신학과 철학, 그리고 목회적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것은 기다렸던 책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1. 과연 이 책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2. 그저 가볍게 건드리기만 하고, 답답함은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3. 어쩌면 너무 시대적 요청에 집중한 나머지 성경적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펼친 <동물 신학>, 정말 제목 그대로 "신학"이었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이미지의 "신학"이 아니었다.

마치 너무 몰라도 모르고 있었음을 거울로 비춰주는 것처럼,

동물과 관련된 연구와 논의가 꽤 진행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애완동물에 붙여서 사용하고 있는 '반려'라는 단어의 정의에서부터,

세계적으로, 특별히 세계 교회 안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문화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목회적으로 어떤 가치관을 분명히 해야하고, 지혜로운 반응이 제시되어야 하는지,

다양하고도 정밀한 연구와 분석 및 답변이 이 책 한권에 녹아져 있었다.

연구하지 않았어도 분명한 성경적 관점을 지닌 크리스천이라면,

사람이라는 피조물과 동물이라는 피조물은 그 창조적 성격 자체가 다름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 책은 그 '앎'을 그저 아무렇지 않게 '다르다'고 표현하지 않고 성경적 접근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 책의 수준과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배는 '동물'에 초점을 둘 수 없으며, '그리스도 안'이라는 공간은 사람과 동물이 연합하는 장소가 아니다.

그리고 성령님은 성경에서 성도와 그리스도를 연합시키는 띠로 나타나지만,

그리스도인과 동물을 묶어 주는 사역에 대해서는 침묵하신다.(p.48)

성경에서 동물은 인간과 대등한 피조물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피조물의 청지기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받는 유일한 대상이기 때문이다.(p.103)

정말 치밀하고도 정확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우리가 동물에 대해서 성경이 말하는 부분을 오해할 수 있다고 여기는 지점을

각각의 성경구절과 성경의 원문 번역을 통해, 분명하게 해석해주고 있다는 부분이다.

동물 친화적인 입장으로 성경을 해석한 학자나 목회자들의 입장을 언급하고,

(분명 동물 애호가들은 이런 성경의 해석을 지지할 것이다)

그 입장이 성경적으로 어떤 오류가 있는 지를 문맥적으로 살펴보며 답변을 주고 있다는 점이 탁월하면서도,

결코 어렵지 않은 접근으로 성경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적 오류를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성경의 본질을 더 분명히 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은 단순히 동물과 관련된 신학적 오류를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 작업을 통해 성경의 본질을 더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디테일한 것은 이 책의 접근이 이런 답변에서 끝을 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애완동물과의 죽음에 따른 '펫로스 증후군'과 '반려동물 장례식'이 증가하고,

과연 이러한 동물의 죽음에 대해 받아들여야 하는 감정과 사후처리에 대한 물음도 증가하고 있기에,

<동물 신학>은 그 부분에서까지 성경이 말하는 본질을 분명하게 던져주고 있다.

성경적 장례식은 유족을 위로하고 부활의 신앙과 소망을 굳건하게 하는 예식이다.

기독교 장례식은 예수님 안에서 신자가 죽고 부활하는 성례인 세례식을 연상시킨다.

침례식 때 물에 들어가서 죽고 물 밖으로 나와서 사는 것처럼, 성도가 죽더라도 부활할 것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 동물에게는 부활이 없기에, 인간의 장례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동물 장례식을 시행할 수 없다.(p.134)

그리고 이 책의 친절함은 책의 곳곳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혜로운 균형'도 보여준다.

지혜로운 균형이라 지칭한 것은 <동물 신학>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되는 성경적 가치관은 분명하지만,

그 분명함으로 인해 자칫하면 무너질 수 있는 연약한 자들의 신앙적 관점을 전혀 배제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물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회개해야 할 죄라거나 거짓된 친밀감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성경은 동물과의 친밀감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미 임안 이 땅의 하나님 나라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

성경의 몇몇 구절은 동물과의 아름다운 관계 또는 함께 이루는 공동체적 사귐을 거론하고 있다.(p.277)

대중이 환호하고 그것이 대세를 이루어 주류 문화를 형성해 갈지라도,

성도는 그 가치가 비기독교적이거나 반기독교적일 때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는

"아니요"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소극적으로는 따라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대안과 방안을 제시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를 온유하고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p.272)

왜냐하면, 이 역시도 성경이 말하는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동물을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물에 대한 관심과 돌봄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이 결코 빼먹지 않는다는 점이,

'지혜로운 균형'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참 귀하고, 좋은 책이 출간되었다.

어쩌면 시대를 통해 말씀하고 계신 하나님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성경의 본질을

시대적 흐름이 부조리로 갈 수 있음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고 허락하신 열매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물 신학>이라는 이 책을 통해, 더욱 더 성경의 본질을 분명히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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