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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침님의 서재
  • 바닐라빛 하늘 아래 푸꾸옥에서
  • 이지상
  • 15,120원 (10%840)
  • 2024-05-20
  • : 490

저자가 제목부터 표현한 ‘바닐라빛 하늘’은 어떤 느낌일까? 물론 사람마다 다른 느낌, 다른 경험일 것이다. 저자는 한달동안 푸꾸옥에서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에서 한달살기는 코로나때부터 유행해 많은 사람이 동경하고 부러워하던 일이다. 누구나 해보고 싶어해도 막상 시작을 하려면 많은 부분이 걸려서 하지 못했던 일... 그걸 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지가 어디인가를 떠나서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 푸꾸옥은 가본 곳은 아니지만, 저자의 책을 읽어가면서 어렴풋하게라도 이런 곳이구나를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여행 에세이는 많이 읽어보았지만 이번 에세이는 좀 더 솔직하게 느껴졌다. 혼자 간 것이 아니라 아내와 사춘기 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가족이 공감하고 자연을 누리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푸꾸옥에서 먹은 것들, 경험한 것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적은 글들도 재미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지만 난 사진들이 참 좋았다. 여행지의 뻔한 사진들이 아니라 여행지의 음식, 여행지의 그릇들 모두 하나의 작품 사진이 되었다. 나도 한 달을 살아보면 저자처럼 이렇게 추천할 만한 음식이나 장소들이 생기게 될까? 여행지답게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작가가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 참 많았다. 저자가 책의 첫 장에 ‘여행은 마음으로 보는 법을 배우는 길이다’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p98

여행이라는 행위는 마치 연 씨앗에 물을 주는 것처럼 우리 내부의 본능과 감각을 꺠운다. 조건이 마련되면 그동안 잠들어 있던 유전자 DNA가 깨어나도 우리도 새로운 공간,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깨어난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그 새로운 느낌, 내 안의 무언가가 떠오르는 그 순간은 내면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어떤 씨앗이 깨어나는 것과 같다.

 

이 에세이는 마치 일기와도 같았다. 저자가 한달동안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 둔 일기처럼 무얼 사고 무얼 먹고 어떤 일을 하고 하루의 결산을 내 놓은 느낌이랄까? 정말 기록이 될 것 같은 에세이... 여행지에서 기록을 남기고 글을 쓰고 책으로 내는 은밀한 기쁨까지... 푸꾸옥에서의 기억과 시간들을 잘 간직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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