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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m6952님의 서재
  •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
  • 14,400원 (10%800)
  • 2019-11-10
  • : 416

<불현듯 살아야 겠다고 중얼거렸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108페이지에서 나는 한참을 머물렀다.

왜냐면 <고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고수는 동남아 음식에 주로 많이 쓰이는 미나리 과의 채소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쌀 국수에 같이 나오기도 하는데 향이 너무 강해서 호불호가 나뉜다. 처음 고수를 먹어본 게 대학을 다닐 때였는데 그 맛은 가히 충격적인 퉤퉤였다. 두번 다시는 실수로라도 입에 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살다보니 고수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될 일이 가끔 생겼다. 먹고 죽기야 하겠나 싶은 생각에 숨을 참고 한약을 들이키듯 한 두번 더 먹게 됐고 그 다음은 왠지 그 독특한 맛에 끌리다가 언제 부턴가는 고수만한 채소가 없다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그 맛을 몰랐으면 모를까 고수의 매력을 알고나면 끊을래야 끊을 수 없을 정도가 돼버린다. 


내가 왜 고수에 대해 이렇게나 길게 글을 쓰냐면 이외수 작가와 고수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이외수 작가가 쓴 글의 맛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그 맛을 잊기가 쉽지 않다. 그가 쓴 소설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은 나로서는 그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을 넘어선 <인생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한 줄에 인생의 진리를 담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리로 써내는 글과 손톱으로 삶의 바닥을 박박 긁어가며 써낸 글이 같을 수 없듯이 말이다. 


이번에 이외수 작가가 쓴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또한 다르지 않다. 치열하고 자극적이고 교훈적이기만 한 글들 속에서 이 책은 조금 남다르게 말을 걸어온다. 어깨에 힘을 빼. 너무 애쓰지 마. 열심히만 산다고 잘 사는 게 아니야. 행복하고 싶어? 그렇다면 일단 낮잠을 한숨 자보도록 해.. 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왠지 이제는 불현듯 중얼거리게 될 순간이 더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이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지만 불현듯 떠올리게 될 소중한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써주신 작가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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