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의 초판을 읽은 독자로서 리뷰를 남겨본다.
이 책은 인간의 약함, 불완전함, 실수, 온전하지 못함, 고통에 관한 무한한 용납과 포용을 그린다. 특히 명난희 작가가 채택한 시각 언어는 매 펼침면마다 같은 서사 구성이 반복됨으로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화되는 방식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인간의 실수를, 오른쪽 페이지에는 뒷모습으로 형상화된, 포용하는 존재가 실수한 인간을 끌어안아주는 장면을 그린다. 왼쪽 페이지는 100가지의 불완전한 상황들로 뒤범벅이 될지라도 오른쪽 페이지는 변함없이 끌어안아주는 뒷모습의 존재가 단순하게 유지된다. 그것이 작가 프로필에 소개된 바 "하나님의 마음을 그리는" 작가 명난희가 묘사하고자 했던 절대자, 신, 하나님의 무한하고 인격적인 용납과 포용 아니었을까.
명난희 작가 역시 한 명의 인간으로, 기독교의 기본진리와 성소수자 이슈를, 어떻게 위배되지 않는 관점으로 이해해야할지 몰라 초판 발행 출판사를 향해 계약 파기를 요구하는 등, "실수"했던 순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전통적인 한국 교회의 배경에 익숙해져있었다면 문제의식이 없었을테니 젠더 감수성과 관련한 그의 지적 게으름은 공동체의 게으름이기도 하다. 거기까지 최대한 작가 자신의 책임을 유보한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현재에 있어서는 더 이상 아니다. 이제는 작가이자 한 명의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실수를 온전히 직면하고 정직한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것이 신앙의 양심에 위배되지 않는, "하나님의 마음" 아닐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돌이켜 책임감있는 실천으로 이 책의 메시지를 몸소 살아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