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주인공이 심장에 종양이 생기는 '보석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자신의 사후에 심장에서 꺼내질 보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고의 청춘을 보내기로 했다라는 소개글에 끌렸던 소설이다. 미리 밝혀두자면 보석병은 소설 속 세계관에서만 존재하는 병이며 이 심장에 생긴 종양, 즉 보석은 사람마다 다른빛을 띄고 굉장히 아름다워 가치가 높다는 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여자주인공 리나는 자신이 죽고 남겨질 엄마와 4명의 동생을 위해 최대한 값이 나가는 보석을 남겨야만 했다. 아버지 또한 가족을 위해 희생한 삶을 살았기에 그것이 당연하다 여기며 살고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몰아붙이던 리나. 그런 리나의 앞에 절친인 미사토와 남자친구인 쇼짱이 생기며 인생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솔직히 반전이 있다고 말하고 두 번 읽게 되는 소설이라고 해서 설마 정말로 두 번을 읽어야하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책이었다. 왠만한 반전있는 책들은 호기심에서라도 보는 탓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을 두고 말하자면 아니 설마 했던 게 정말이었고, 속았구나라는 게 두번째 생각이었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를 밟지 않고 봐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테니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는다. 왜 두 번 읽어야한다라고 했는지는 결말을 보면 안다. 나도 확인할 게 있어서 몇번이나 앞으로 돌아갔으니까.
이야기만 놓고 보자면 짜임새도 괜찮았다. 죽을 날을 받아놓고 거의 체념하다시피 자신의 심장 안에서 자라는 종양만을 위해 살던 리나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과정, 그리고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고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성숙해가는 과정이 인상깊기도 했다. 별개로 진하게 풍기는 라이트노벨형 문체는 조금 적응이 필요했다. 그리고 연애. 연애 부분을 기대한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풋풋한 감정만큼은 좋았다. 이상하게 일본 소설은 학생이고 비극적인 병이나 기억에 얽힌 게 많은 것 같은데 이 소설도 비슷한 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애절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반전도 있고 여운도 있는 잔잔한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가독성이 좋은 편이라 쭉 내리달릴 수 있었던 소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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